1일 경제전문가 100인 설문 결과를 보면 올해 상반기 통화 정책 방향에 대한 질문에 응답자의 64%가 지금과 같은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고 답했다. 경기여건을 고려하면 금리를 낮추는 방향이 맞지만 이미 1%에 가까운 초저금리 상황에서도 경기 진작 효과보다는 가계부채 증가와 집값 상승 등의 부작용이 지적되고 있는 탓이다. 다만 통화 정책을 더 완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28%에 달해 경제전문가들이 올해도 국내 경기 부진을 우려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낮은 금리에도 좀처럼 소비심리가 살아나지 않고 저물가가 지속하면서 응답자의 절반 수준인 46%는 디플레이션 상태에 돌입했다고 답했고 38%는 아직 디플레이션에 들어섰다고 볼 수는 없지만 걱정할 만한 상황이라고 응답했다.
경제활력 증진을 위해 정부가 올해 512조원에 달하는 슈퍼예산을 책정하며 확대재정 정책을 펴고 있지만 ‘균형재정’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55%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민간 부문의 위축을 보완할 한시적 구원투수 역할로서의 확장적 재정 운영이 필요하지만 저출산·고령화 등에 따른 미래 재정 수요에 대비하고 재정건전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이전 지출 위주의 현금성 복지를 줄이고 재정승수의 효과와 생산성 제고를 위한 지출에 초점을 맞춰 재정을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전문가는 “한번 편성된 복지는 되돌리기 어려워 미래 세대에 부담을 지울 수 있다”며 “재정 확대의 증가 속도를 제어할 수 있는 준칙과 성장 중심의 지출이라는 방향성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