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화물운송도 뚝…구조조정 나선 항공업계

반도체 등 IT 제품 수출 급감 탓

작년 운송량 390만톤…12%↓

양대 항공사, 철수 작업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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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사들이 지난해 한일관계 악화 등에 직격탄을 맞으며 여객 수송이 급감한 가운데 화물운송도 2016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항공화물 수요가 많은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제품들의 수출 급감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항공 물동량이 급감하며 항공사들은 국내 화물운송을 중단하는 등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항공사들의 화물운송량은 390만톤으로 전년(444만톤) 대비 12%가 줄었다. 2016년 화물운송량이 407만톤을 기록한 데 이어 매년 증가세를 보였으나 3년 만에 하락세로 전환한 것이다. 대한항공(003490)은 146만톤으로 전년(172만톤)보다 15%가 줄었고, 아시아나항공(020560)은 84만톤으로 전년(98만톤)보다 14%가 감소했다.


국내 항공사들의 화물운송량이 줄어든 것은 미중 무역분쟁과 글로벌 수요 감소에 따른 결과다. 항공화물 시장은 지난 2018년 말부터 세계경기 둔화와 미중 무역전쟁 등으로 부진이 시작됐다. 여기에 국내 IT 수출이 저조해 화물사업이 악재에 빠졌다. 국내 항공사들의 화물 수익 가운데 가장 비중이 높은 제품은 반도체와 스마트폰·디스플레이 등 IT 제품이다. 기업들은 글로벌 분업 체계에 맞춰 빠르게 배송을 해야 하는데다 배로 운송할 경우 시간이 걸리는 것은 물론 높은 습도로 제품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항공편을 선호한다. 하지만 지난해 반도체 수출은 전년 대비 26%가 줄었고, 디스플레이(-17%)·무선통신기기(-18%) 등의 수출도 일제히 감소하는 등 악영향을 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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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사들은 화물사업 부진으로 실적 손실폭을 키우자 화물운송 축소에 나서는 등 화물사업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10월부터 청주·대구·광주공항의 화물판매와 운송, 터미널 운영을 중단했고, 아시아나항공 역시 세 공항의 국내화물 운송을 중단하는 등 국내 화물사업 철수를 추진했다. 국내 유일한 화물전용 운송 항공사 에어인천은 적자누적 등 부실한 재무상태로 국토교통부로부터 사업개선 명령을 받기도 했다. 에어인천은 2022년까지 경영상태를 개선하지 못할 경우 항공운송 면허가 취소될 수도 있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4·4분기부터 항공화물 물동량이 회복 조짐을 보임에 따라 올해 항공사들의 글로벌 물동량이 반등하며 숨통이 트일 것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12월부터 절대 물동량 감소세가 멈췄다”며 “SK가 검토 중인 화물전문 항공사를 사들일 경우 기존의 반도체·통신·에너지 사업과 연계돼 항공업계에 지각 변동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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