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경제인식도 딴판... 이 총리 “올 경제회복 전망 우세”에 황 대표 “기업 한계상황... 정책 바꿔야”

중소기업인 신년인사회…이 총리·황 대표 '설전'

4월 총선 '종로결투' 성사 여부 관심.. 서로 견제

이낙연(오른쪽) 국무총리가 6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중소기업인 신년인사회에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성형주기자 2020.01.06이낙연(오른쪽) 국무총리가 6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중소기업인 신년인사회에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성형주기자 2020.01.06



“어두운 소식이 있지만, 좋은 소식도 있습니다. 올해 경제는 회복한다는 전망이 우세합니다.”(이낙연 국무총리)

“현장은 한계로 내몰리고 있는데 경제가 좋아진다고 합니다. 잘못된 경제정책 바꿔야합니다.”(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6일 ‘2020 중소기업인 신년인사회’가 열린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여야 대선주자로 꼽히는 이낙연 국무총리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이날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경제인식에 대한 뚜렷한 차이를 드러냈다.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이 첫 연사로 나서 “지난해 우리 모두(중소기업인)에게 힘든 시간이었다”며 “올해도 많은 변화와 불확실성이 우리를 시험대에 들게 할 것 같다”고 암울할 전망을 밝힌 게 도화선이 됐다. 이런 분위기를 보여주듯, 최근 중소기업계는 올해를 전망하는 사자성어로 ‘어둠 속에서 손을 더듬어 찾는다’는 의미를 지닌 ‘암중모색(暗中摸索)’을 꼽았다.


그러자 김 회장에 이어 축사를 맡은 이낙연 총리는 “김 회장이 말한 것처럼 중소기업은 어둠 속에서 길을 찾을 것으로 믿는다”며 “어두운 소식도 있지만, 좋은 소식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총리는 “미·중 무역분쟁이 1차 타협을 이뤄 세계 경제 불확실성이 줄 것”이라며 “올해 경제가 회복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라고 강조했다. 이 총리는 대기업과 특정 시장에 편중됐던 구조가 개선되도록 정부가 노력하고 벤처투자, 신설법인, 벤처기업, 유니콘(1조 가치 비상장 스타트업) 수가 지난해 최고치에 올랐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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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서울 여의도 중소중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중소기업인 신년인사회에서 황교안(왼쪽 두번째) 자유한국당 대표가 “기업들이 한계 상황에 내몰리고 있는 만큼 잘못된 경제 정책은 과감하게 바꿔야한다”발언하자, 김기문(// 세번째) 중소기업중앙회장, 이낙연(왼쪽 네번째) 국무총리, 홍남기(// 다섯번째) 경제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박영선(오른쪽)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무거운 표정으로 경청하고 있다. / 연합뉴스6일 서울 여의도 중소중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중소기업인 신년인사회에서 황교안(왼쪽 두번째) 자유한국당 대표가 “기업들이 한계 상황에 내몰리고 있는 만큼 잘못된 경제 정책은 과감하게 바꿔야한다”발언하자, 김기문(// 세번째) 중소기업중앙회장, 이낙연(왼쪽 네번째) 국무총리, 홍남기(// 다섯번째) 경제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박영선(오른쪽)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무거운 표정으로 경청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일정상 불참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축사를 윤호중 민주당 사무총장이 대독한 뒤 축사자로 나선 황교안 대표는 “지난해 큰 틀의 통계를 보면 경제가 많이 어렵다”며 “명목성장률은 OECD 국가 36위에서 34위로 떨어졌고, 수출은 지난해 10.4% 감소했다”고 반박했다. 원인을 소득주도성장, 근로시간 단축, 최저임금 인상으로 열거한 황 대표는 “현장에서는 계도기간으로 연장된 주 52시간제에 대해 ‘결국 중소기업의 위반으로 돌아오지 않을까 걱정한다’는 말이 나오고 있어 안타깝다”고 했다. 이 총리는 황 대표의 경제 비판 발언을 무거운 표청으로 경청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도 “정부는 여러 지표가 좋아지고 있다고 하지만, 기업인이 그대로 받아들일지 걱정”이라며 “세금과 재정으로 기업 지원과 일자리 알바를 만들지 말고 시장이 움직이도록 맡겨야 한다”고 황 대표의 경제 비판을 거들었다.

경제인식에서는 이처럼 차이를 보였지만, 참석자들은 어려운 경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중소기업의 역할과 지원이 필요하다는 데는 한 목소리를 냈다. 김기문 회장은 “대기업을 중심으로 한 기존의 성장방식이 한계를 보이고 있다”며 “이제는 가능성과 역동성을 가진 중소기업에서 우리 경제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대·중소기업간 상생을 최우선 극복방안으로 제시했다. 여기에 노동계와 상생, 전통제조업 부흥, 협동조합 공동사업 활성화, 규제 완화, 스마트공장 보급 확대가 중소기업 성장을 위한 중점 과제로 꼽았다. 김 회장은 정부와 국회의 역할도 강조했다. 그는 “국회는 20대 국회가 끝나기 전에 계류 중인 경제 관련 입법을 조속히 통과해야 한다”며 “정부는 현장의 목소리에 보다 귀를 기울여 정책에 적극 반영해달라”고 호소했다.

축사 이후 이어진 건배사 순서에서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중소기업은 지난해 일본 무역전쟁으로 인한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다”며 “이제 디지털 대한민국으로 대전환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올해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중견기업과 영세기업 모두 원활하게 소통하고 기업과 정부의 소통도 원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은 “중소기업이 원하는 것은 공정한 경제질서일 것”이라며 “공정경제를 통해 국민에게 좋은 일자리를, 청년에게 희망을 주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27회를 맞은 올해 신년인사회에는 700여명의 민관정 주요 인사와 중소기업인들이 참석했다. 노동계를 대표해 김주영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압축 경제성장을 하는 데 노동자도 있었다는 걸 잊지 말아달라”며 “중기중앙회와 함께 불공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양종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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