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현(52·사법연수원 22기) 수원고검장이 사의를 표명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취임 날 박균택 법무연수원장(54·21기)이 법무부에 사의를 표명한 지 나흘 만이다. 추 장관이 단행할 검사장 인사가 이번 주로 예견되며, 이에 반발한 검찰 고위직 간부들의 ‘줄사표’가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 고검장은 법무부에 사의를 밝혔다. 전남 여수 출신인 김 고검장은 윤석열 검찰총장의 연수원 한 기수 차이 검찰 선배다. 법무부 상사법무과장, 대검찰청 형사정책단장,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 대검 반부패부장 등으로 근무했다. 현재 검찰에는 김 고검장 외에도 김영대 서울고검장, 양부남 부산고검장 등이 남아있다. 김 고검장은 패스트트랙에 올라간 수사권 조정안에 대해 공개적으로 비판 의견을 표명하는 등 평소 검찰개혁에 대한 쓴소리에 앞장서왔다. 공교롭게도 김 고검장이 사의를 표한 날 수사권 조정안은 국회 본회의에 상정될 전망이다.
김 고검장은 지난달 검찰 내부통신망 ‘이프로스’에 게시한 A4 용지 13쪽 분량의 글을 통해 수사권 조정안을 비판하고, 대안으로 수정안을 긴급 상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국회에서 신속처리 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한 검경수사권 조정 법안에 과도한 경찰권 집중 우려와 실무적 문제가 있다”며 “이를 해소하기 위한 수정안을 국회 본회의에 ‘긴급 상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경찰이 수사종결권을 갖겠다고 하는 것은 사법 전문가의 업무를 탐하는 것이고, 사법 전문성이 부족한 공무원에게 국민이 사법판단을 받는 결과가 된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 고검장은 “30명의 국회의원이 수정법안을 마련하면 대안으로 패스트트랙 법안에 앞서 본회의 의결 절차를 거칠 수 있다”며 법무부·대검 관계자 등 검사들이 이를 지지해줄 것을 독려했다. 게시글 말미에 김 고검장은 “검찰이 아무리 미워도 검찰 조직이 가지는 순기능까지 무력화시키고 기존 검찰보다 더 거대하고 통제 불능인 경찰을 만들어낸다면, 그에 뒤따르는 부담과 책임은 고스란히 현 정부의 몫”이라며 “권한을 가진 분들은 더 늦기 전에 차가운 이성으로 다시 한번 통찰해달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