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치코트 입고 현장 나간 김정은 '정면돌파' 재차 강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평안남도 순천의 순천인비료공장을 방문했다고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들이 7일 일제히 보도했다. 북한에서 김 위원장의 동선 관련 보도가 나온 것은 지난 2일 금수산 태양궁전 참배 소식 이후 닷새 만이다.

김 위원장의 경제 시찰 행보 자체는 드문 일이 아니지만 시점이 묘하다. 미국이 지난 3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이란의 군부 실세를 ‘핀셋’ 제거하면서 미국의 정밀 타격 및 첩보 능력이 다시 한번 주목받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에 이를 지켜본 김 위원장의 심리적 압박감이 상당하고 당분간 두문불출 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하지만 북한은 되레 김 위원장의 동선을 전격 공개함으로써 사실상 북한의 ‘새로운 길’인 ‘정면돌파전’을 다시 한번 강조한 것으로 풀이 된다.

“아무리 정세 엄혹하고 앞길에 난관 있어도… ”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현장에서 공장 건설 계획과 과학기술 문제 등에 대한 해설을 들은 후 공장 건설 실태에 대해 직접 지시했다. 김 위원장은 현장 관계자들에게 “순천인비료공장 건설은 정면돌파전의 첫해인 2020년에 수행할 경제과업들 중에서 당에서 제일 중시하는 대상들 중의 하나”라며 “당의 위대한 정면돌파전 사상이 제시된 올해에 제일 먼저 돌파구를 열고 승리의 기발을 꽂는 전선이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대미·대남 관계 악화를 의식한 듯한 언급도 있었다.

김 위원장은 “바람이 불어야 기발이 날리는 것은 당연한 이치”라며 “적대세력들이 역풍을 불어오면 올수록 우리의 붉은 기는 구김 없이 더더욱 거세차게 휘날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더해 김 위원장은 “아무리 정세가 엄혹하고 가는 앞길에 난관이 막아나서도 우리 위업의 정당성을 신념으로 간직하고 자기의 힘을 믿고 부단히 높은 책임성과 헌신성, 적극성을 발휘해나간다면 우리의 이상과 포부는 반드시 우리의 손에 의하여 실현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가죽 트렌치코트 입고 환한 미소 과시

이날 북한 매체들은 김 위원장의 공장 시찰 소식을 전하면서 김 위원장의 여유로운 표정을 부각했다. 김 위원장은 이번에도 투 버튼 트렌치코트 차림에 밝게 웃는 모습으로 사진에 등장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해 11월 함경남도 연포 일대에서 실시한 초대형 방사포 연발시험사격 참관 당시에도 검은 색 가죽 트렌치코트를, 지난 해 10월 접경 지역 창린도 방어부대 시찰 때는 밝은 색 트렌치코트를 입고 군인들과 함께 섰다. 투 버튼 코트는 김일성 주석이 젊은 시절 즐겨 입던 옷차림으로, 김 위원장 역시 집권 이후 비슷한 차림을 애용했다.

미국의 대이란 강경 대응 속에서도 대외적으로 여유로움을 내비치고 대내적으로는 김일성 주석에 대한 향수와 정통성을 계속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미국의 무인기(드론) MQ-9 리퍼의 공격을 받고 군부 실세인 거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을 잃은 이란에서는 미국에 대한 군사적 맞대응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미국 역시 추가 공격을 암시하고 있어 중동은 연초부터 전운이 급격히 고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