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남양주 조안면은 산맥 사이로 흐르는 북한강이 만들어낸 아름다운 풍광으로 유명하다. 여행지를 분주하게 돌아다니며 다채로운 풍광을 눈에 담는 것도 좋지만, 눈을 어디에 둬도 자연의 정취를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어 한자리에서 차분히 시간을 보내기에도 좋다. 북한강 변을 따라 조성된 카페에서 따뜻한 커피 한 잔을 즐기며 휴식을 취하거나 조용한 마을 길목을 산책하는 것도 방법이다.
조안면 삼봉리에는 커피 박물관 ‘왈츠와닥터만’이 있다. 북한강 변을 바로 마주하고 있는 이곳은 세계 각국 커피의 역사와 문화를 소개한 전시장, 커피 재배 온실, 아침에 볶은 원두커피를 마실 수 있는 레스토랑 등이 마련된 복합문화공간이다. 레스토랑에 들어서면 지배인이 직접 다양한 커피 원두에 대해 설명해준다. 커피 가격은 1만~2만원 정도로 비싼 편이지만 원하는 만큼 리필할 수 있으며, 새 커피를 내릴 때마다 온도와 향을 유지하기 위해 새 잔으로 바꿔준다. 금요일마다 열리는 금요음악회도 볼거리다. 박물관 입장료는 대인 5,000원, 소인 3,000원으로 매주 월요일은 휴관일이다.
능내리에서 시간을 더 보내고 싶다면 연꽃마을을 추천한다. 여름이면 연못을 가득 메우는 연꽃과 머루 이파리가 울창하게 핀 덩굴 터널이 가장 유명하지만, 이파리가 모두 진 겨울철 해질 무렵에도 대만 남은 연꽃과 그 그림자가 하나로 섞여 평소에는 볼 수 없었던 이색적인 모습을 연출한다. 물결조차 일지 않는 겨울 연못은 한편으로는 쓸쓸하게 보이지만 잔잔하게 행락객들의 마음을 토닥이는 매력이 있다. 연꽃마을 인근에는 이덕형별서터·유기농대회정·봉용골전망대 등을 연결한 남양주 슬로시티길이 있어 남양주의 경관을 만끽할 수 있다. 마을에는 연못에 뜬 보름달과 연꽃을 보며 소원을 빌면 짝사랑이 이뤄진다는 설화가 전해진다.
/글·사진(남양주)=한민구기자 1min9@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