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해외증시

돈 빠지는 신흥국 펀드...베트남펀드엔 자금 유입

국내 23개 펀드에 한달새 199억

수익률 낮아도 저가매수 나선듯




러시아 등 신흥국 증시에 투자하는 펀드들이 높은 수익에도 자금 유출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최근 베트남 펀드에는 다시 자금이 몰리고 있다. 베트남 증시가 주춤한 탓에 펀드의 수익률도 지지부진하지만 국내 투자자들은 장기 투자에 무게를 두고 저가 매수에 나서는 것으로 풀이된다.

8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23개의 베트남 펀드에는 최근 1개월 199억원, 3개월 94억원이 순 유입한 것으로 집계된다. 베트남 펀드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환매가 늘어나는 모습이었지만 최근 다시 설정액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최근 한 달간 중국(-1,146억원), 러시아(-84억원), 인도(-53억원) 등 주요 신흥국 펀드의 설정액 감소 추세와 비교하면 베트남으로 향하는 자금 유입은 차별화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베트남 펀드의 수익률에 근거한 것은 아닌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러시아·중국 등의 신흥국 펀드가 30%를 웃도는 성과를 내는 동안 베트남은 5.78%의 수익을 내는 데 그쳤다. 최근 한 달에도 -1.37% 수준으로 주요 해외 주식형 펀드 중 최하위에 머무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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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베트남 VN지수는 답보 상태다. 지난해 11월 1,020선을 넘어서며 강세를 기록하던 VN지수는 12월부터 950선에 머무르고 있다. 베트남 중앙은행이 은행권의 건전성 강화를 위해 예대율을 조정하는 등의 방안을 꺼낸 뒤 주요 은행의 수익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고 무디스가 베트남에 대한 신용등급 전망을 하향 조정해 시장을 주춤하게 했다는 분석이다. 베트남 시가총액 1위인 빈 그룹이 제조업 등의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자 이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제기하는 것도 시장에는 좋지 않다는 평가다.

다만 국내 투자자들은 이 같은 조정 장세를 매수 기회로 판단해 펀드에 자금을 넣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베트남은 경제성장률이 2년 연속 7%에 달하는 등 펀더멘털에 대한 의심은 크지 않다”면서 “‘넥스트 차이나’라고 불리며 국내에서 유독 관심이 큰 베트남이 조정세가 올 때 장기적 관점에서 비중을 조금씩 높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시장에 대한 전망은 다소 엇갈린다. 이창민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VN지수는 1,100선까지 상승 가능할 것”이라면서 “증시가 횡보하는 시기를 비중 확대로 활용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MSCI 프론티어 지수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던 쿠웨이트가 MSCI 신흥국 지수로 편입돼 쿠웨이트의 뒤를 잇던 베트남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면서도 “현재로서는 이를 제외한 단기 모멘텀이 없어 긴 호흡을 두고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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