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와 규제를 해결하려고 할 때, 공문으로 협의하면 10%만 해결되지만, 만나서 협의하면 30% 해결됩니다.”
박주봉(사진)중소기업 옴부즈만이 “올해부터 부처 공무원을 더 많이 만나겠다”며 공직사회의 소극행정에 대해 이같이 답답함을 토로했다.
박주봉 중기 옴부즈만은 10일 여의도 한 식당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가 껄끄러운지 (부처가) 잘 만나주지 않는다”며 “규제는 결코 하루아침에 풀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중기 옴부즈만은 2009년 중소기업기본법에 따라 만들어진 독립적 기관이다. 불합리한 중소기업에 대한 규제와 기업들이 겪는 애로사항을 정비한다. 이렇게 모든 부처에 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곳은 감사원 정도다. 박 옴부즈만은 30년간 기업(대주KC)을 경영하다가 민간의 목소리를 대표할 적임자로 평가돼 2018년 2월 옴부즈만(차관급) 자리에 올랐다. 임기는 내년 2월까지다. 옴부즈만은 2018년 하반기부터 작년 6월까지 745건의 규제 애로를 발굴하고 이 가운데 절반 수준인 379건을 지난해 개선했다.
하지만 옴부즈만의 규제 해결 과정은 쉽지 않다. ‘소관법이 아니다’ ‘부처 규정에 맞지 않다’며 서로 책임을 미루는 부처의 ‘핑퐁 게임’ 탓이다. 박 옴부즈만은 “어느 부처는 질의에 대한 메일 답변도 성의없이 보내는 데 이런 경우 문제 해결율은 10%도 안 된다”며 “이르면 2월 부처별로 얼마나 잘 협조했는지 조사해 공개하는 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박 옴부즈만은 이날 중소기업계가 대표적 환경 규제로 꼽는 ‘화학물질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화평법)과 ‘화학물질관리법’(화관법)의 완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박 옴부즈만은 “옴부즈만과 당에서도 업계의 의견을 정부에 여러차례 전달했다”며 “상당 부분 중소기업이 원하는 방향으로 완화될 것이라고 예상한다”고 말했다. 승합차 호출 서비스인 타다의 허용 논란과 관련해서는 “예민한 사안”이라며 “개인적으로는 타다 이용했을 때 만족감이 좋았다”고 말을 아꼈다.
올해 옴부즈만은 부처간 대면협의를 강화해 보다 적극적으로 현장 규제 해소에 나선다. 박 옴부즈만은 “옴부즈만은 중소기업과 중견기업의 애로사항을 해결하는 마지막 보루와 같은 기관”이라며 “올해는 예년 보다 30% 이상 규제를 더 해결하려는 목표를 세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