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민 10명 가운데 8명가량은 우리 사회가 공정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경기연구원은 지난해 12월 19세 이상에서 70세 미만 경기도민 1,200명을 대상으로 ‘경기도민이 생각하는 공정한 가치’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76.3%는 우리 사회가 공정하지 않다고 답했다고 12일 밝혔다. 또 응답자의 71.3%는 기회의 공정성도 제대로 주어지지 않는다고 응답했고, 81.3%는 부자가 되기 위해 본인의 노력보다 부모의 재산이나 집안이 더 중요하다고 답변했다.
소득별로는 800만원 이상인 경우 불공정하다는 평가가 64.4%지만, 200만원 미만 집단은 75.8%로 나타났다.
경기도민 상당수는 자신의 능력이나 노력이 제대로 보상받지 못한다고 응답했다.
응답자 63.8%는 자신이 마땅히 받아야 하는 것보다 적게 받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이는 학력이 낮을수록(대학원졸 58.2%, 전문대졸 이하 65.3%), 소득이 낮을수록(800만원 이상 52.6%, 200만원 미만 71.2%), 고용이 불안정할수록(정규직 60.7%, 비정규직 71.6%) 더 심한 결과를 보였다.
보상을 분배하는 방식에 대한 선호도는 노력이나 투자를 많이 한 사람에게 더 많이 보상하는 ‘능력에 따른 분배’가 80.8%로 가장 높았으며, 다음으로 모든 사람에게 어느 정도 평등하게 보상하는 ‘평등한 분배’(53.2%),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에게 더 많이 보상하는 ‘선별적 분배’(42.9%) 순으로 나타났다.
공정성에 대한 인식을 분야별로 물어본 결과 모든 분야에서 5.5점 이하(1점 ‘매우 공정하지 않음’, 10점 ‘매우 공정’)로 나타나 공정성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임을 알 수 있다.
교육 분야는 5.3점으로 평균에 근사했으나 법 집행은 3.4점으로 가장 낮았다.
대기업-중소기업 관계(3.6점), 경제·사회적 분배구조(3.8점), 재산축적 기회(3.9점), 소득에 따른 납세(4.0점) 등 경제민주화에 대한 불공정 인식이 특히 낮게 나타났다.
계층 지위가 낮을수록 공정성 점수는 낮은 경향을 나타냈다.
공정성에 대한 응답은 최하층이 1.9, 최상층이 6.0으로 3배 이상 차이가 나며, 기회 공정성에 대한 응답에서도 최하층 2.5, 최상층 9.0으로 크게 차이가 난다.
또 최하층은 80.9%가 계층 상승을 위해 부모의 재산이나 집안이 더 중요하다고 응답했지만, 상층으로 올라갈수록 그 비율은 급격히 하락함을 알 수 있다.
응답자들은 불공정한 사회적 관행에 대해 4점 척도 측정 결과 3.39로(4점에 가까울수록 울분을 크게 느낌) 매우 높은 수준의 울분을 표출하고 있다. 자신이 하층에 속한다고 생각할수록 울분 점수는 높아 3.46이며, 개인·기업의 갑질, 취약계층 고독사, 복지혜택 부정수급 등에 울분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우리 사회가 공정하지 않다고 느낄수록 울분을 더 크게 느끼며(3.47점) 입학·고용 특혜, 안전사고, 복지 부정수급, 정치·정당부패 등에 크게 울분을 표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도균 경기연구원 전략정책부장은 “경기도민이 느끼는 울분은 매우 높은 수준이기 때문에 분배와 공정성을 중심으로 한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경기도는 절차적 공정성에 머무르지 않고 노력한 만큼 정당하게 보상받을 수 있는 정책에 대한 발굴·추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