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문화재의 뒤안길] 매장문화재, 시간 품은 '타임캡슐'

몰랐던 역사 밝혀줄 중요한 단서

경북 경산시에서 최근 출토된 매장문화재인 ‘사람얼굴 모양 토기’. /사진제공=문화재청경북 경산시에서 최근 출토된 매장문화재인 ‘사람얼굴 모양 토기’. /사진제공=문화재청



우리나라에 문화재 발굴조사를 하는 민간기관이 처음 생긴 것은 1990년대였다. 이 기관은 매장문화재연구원이라는 명칭 때문에 웃지 못할 해프닝을 종종 겪었다고 한다. “저희 집 어른께서 돌아가셨는데 어디에 모시면 좋을까요”라는 식의 문의를 받은 것이다. 전화한 사람은 기관 명칭에 들어 있는 ‘매장문화’가 눈에 들어왔던 모양이다. 이처럼 일반 시민들의 입장에서 매장문화재라는 명칭은 낯설고, 어딘지 모르게 어색하다.


하지만 매장문화재는 우리가 신문이나 방송 등을 통해, 또는 우리 생활공간 주변에서 접할 수 있는 발굴조사의 대상을 일컫는 법적 용어다.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에 법률용어로 등재된 ‘매장문화재’는 사람 눈에 띄지 아니하는 곳에 묻혀 있는 유형의 문화적 유물이나 유적이라고 설명돼 있다. 쉽게 말해 즉, 땅속에 묻혀 있는 문화재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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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문화재라는 것이 땅속에 묻혀 있을 때는 우리가 알 수 없는 미지의 영역에 머물지만 일단 발굴조사를 통해 땅 밖으로 나오면 학술적 조사의 대상이 되거나 예술적 감상의 대상이 된다. 우리가 박물관에 가면 볼 수 있는 전시장 내 유물의 대부분이 한때는 땅속의 매장문화재였으나 발굴조사로 땅 밖으로 나온 것들이다.

매장문화재들은 우리 역사를 연구하고 우리가 모르는 역사를 밝혀내는 중요한 단서가 되기도 한다. 이렇게 세상 밖으로 나온 유물들은 현재와 과거를 직접 연결하고, 역사 속의 시간을 우리에게 직접 보여주는 중요한 문화재로 거듭나게 된다.
/박윤정 문화재청 발굴제도과장

조상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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