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출산휴가 여전히 먼 영세中企…31%가 '그림의떡'

본지, 여성정책硏 보고서 입수

대체인력 구인난·인건비 부담

미활용률 1% 중견기업과 대조

대기업에서는 당연한 직원 복지인 출산휴가가 5~9인 사업체에는 여전히 ‘그림의 떡’인 것으로 나타났다. 직원 수가 상대적으로 적다 보니 출산휴가로 1명이 빠지면 남은 직원의 업무부담이 가중돼 눈치를 봐야 하는데다 정부가 지원을 한다고는 하지만 대체인력 채용에 따른 부담도 만만찮기 때문이다.

14일 본지가 입수한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중소기업 특성을 고려한 일·생활 균형 지원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직원 5~9인 사업체 가운데 31.4%는 출산 전후 휴가를 사용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보고서는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의뢰한 것이다.


출산휴가제는 근로자가 신청하면 반드시 들어줘야 하는 법정제도지만 5~9인 사업장 등 영세 중소기업은 여전히 사각지대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실제 직원 수가 적은 소기업일수록 출산휴가 시행률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활용 비율은 10~29인이 14.7%, 30~99인이 7.7%, 100~299인이 3.3%를 기록했다. 중견·대기업인 300인 이상은 1%에 그친 것과 비고하면 출산휴가도 기업 규모에 따라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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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 휴가제를 쓰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전체사업체 74.9%가 ‘(회사 단협상 관련) 제도가 도입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어 ‘대체인력을 구하기 어렵다’(9.8%), 동료 및 관리자의 업무 가중(7.6%), 추가인력 고용으로 인한 인건비 부담(5.3%) 순으로 나타났다.

육아휴직도 비슷한 상황이다. 고용주 입장에서는 대체 인력을 새로 뽑는데 대한 인건비와 업무적응 리스크 등에 대한 부담이 크고, 직원들 입장에서는 회사 복귀에 대한 불안감이 커 선뜻 육아휴직을 신청하거나 신청해도 승인을 내주지 않는 악순환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교육업체 A사 대표는 육아휴직에 따른 채용부담에 대해 “육아휴직을 하면 대체인력을 새로 뽑지만 적응기간이 최소 6개월 정도 필요해 업무 공백에 따른 부담이 크다”며 “뽑아 놓은 대체인력을 다시 나가라고 하기도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일부 중소기업은 대체인력에 대한 고민 때문에 전문인력의 경우 정규직 대신 프리랜서나 외주로 전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일부 중소기업은 경리업무까지 외주화를 마친 곳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대체인력 채용을 위해 지급하는 월 최대 60만원 지원금도 부처별로 나눠져 있고 신청절차가 복잡해 기업들로서는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를 공동으로 작성한 홍종희 중소기업중앙회 청년일자리희망국장은 “부처별로 흩어진 각종 지원금을 한데 모아 기업이 상황에 맞게 사용할 수 있도록 정책 리빌딩이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양종곤 기자
ggm1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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