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직장인의 세금 지출이 소득 증가율을 훨씬 웃돌아 일반 중산층에게 과도한 부담을 안겨준다는 사실이다. 근로자들의 평균 급여는 2014년 3,170만원에서 2018년 3,650만원으로 15% 높아진 데 반해 근소세는 같은 기간 50.7%나 뛰어올랐다. 정부는 임금이 많이 오른 탓이라고 둘러대지만 만만한 월급쟁이를 증세의 타깃으로 삼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근소세 폭증은 기본적으로 소득이 높을수록 세율이 커지는 누진적 구조에다 연말정산을 소득공제에서 세액공제로 전환한 영향이 크다고 봐야 한다. 게다가 지난해 세수 결손이 우려되지만 근소세는 예상치를 초과한다니 무리한 조세행정에 대한 불신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뿐이 아니다. 고용보험·건강보험 등 사회보험 보험료마저 줄줄이 오르면서 직장인들의 월급봉투는 갈수록 얇아지고 있다. 정부가 소득주도 성장을 펼치면서 무리한 재정 확대에 따른 부작용을 메우려고 월급쟁이에게 덤터기를 씌우는 것이다. 이에 반해 전문직과 사업소득자의 세원 파악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으니 세 부담의 불공평이 커진다는 얘기가 나올 만하다. 면세 근로자 비중이 전체의 39%에 달하는 터에 일부 고소득자에게 편중된 과세체계 역시 바람직하지 않다. 이런 불평등한 조세체계에서 부자증세를 앞세워 월급쟁이의 호주머니만 턴다면 근로의욕을 저해하고 내수 위축을 초래할 뿐이다. 정부는 ‘넓은 세원, 낮은 세율’이라는 기본원칙 아래 왜곡된 세 부담 구조를 바로잡고 지속 가능한 조세체계 마련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