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규제에도 불구하고 서울 아파트 가격이 계속 오르면서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이 6년여 만에 최저치까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7개 구는 역대 최저치까지 낮아졌다.
15일 경제만랩이 KB부동산 주택가격현황을 분석한 결과,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지난해 12월 56.5%를 기록했다. 2013년 4월 56.2%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2016년 6월 75.1%로 최고치를 찍은 뒤 3년 7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7개 구는 통계작성(2013년 4월) 이후 최저치까지 떨어졌다. 광진구·마포구·성동구·동작구·서초구·송파구·영등포구 등이다. 통계작성 당시와 비교하면 광진구는 57.1%에서 지난달 54.8%로 2.3%포인트 하락했다. 이어 이어 마포구 57.4%→55.3%, 성동구 57.1%→54.2%, 동작구 59.4%→54.8%, 서초구 53.9%→51.2%, 송파구 52.9%→47.7%, 영등포구 53.9%→49.8% 등으로 나타났다.
전세가율은 하락했지만 아파트 전셋값이 낮아진 것은 아니다. 지난해 아파트 전세가율의 하락은 아파트 전세가격이 보합을 유지하는 가운데 매매가가 더 큰 폭으로 상승했기 때문에 나타난 결과다. 실제 사례로 보면 서울 용산구 도원동 삼성래미안 전용 59㎡는 지난해 1월 매매가 8억 500만원, 전세가 4억원 수준으로 매매가-전세가 차이가 4억원 가량이었다. 12월에는 매매가가 9억 5,000만원까지 치솟았지만 전세가는 1,000만원 오른 4억 1,000만원에 그쳤다.
1년 새 매매가-전세가 격차가 4억원에서 5억 4,000만원으로 벌어진 것이다. 지난해 전세가율이 가장 많이 하락한 강동구의 경우 고덕동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 전용 84.9㎡의 매매가-전세가 격차는 1월 4억 3,000만원에서 7억 4,000만원까지 벌어졌다.
서울 25개 구 중 전세가율이 가장 높은 곳은 중랑구로 66.3%를 기록했다. 용산구는 47.3%로 서울에서 가장 낮았다.
오대열 경제만랩 리서치팀장은 “정부가 집값을 잡기 위해 부동산 규제를 내놓고 있지만 서울 아파트 매매가 상승세가 새해에도 이어지고 있는 만큼 올해에도 전세가율 하락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