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소·부·장 경쟁력, 디테일에 달렸다

김성수 과기정통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

김성수 과기정통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김성수 과기정통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



지난해 여름 반도체·디스플레이 3대 품목에 대한 일본의 수출규제 강화 조치로 위기가 촉발된 지 반 년이 지났다. 일본 외에 대안이 없어 보이던 3대 품목에 대해 국산화, 수입대체선 확보 등으로 공급안정화를 이루고 있다. 결과적으로 이번 위기는 우리 소재·부품산업에 전화위복이 됐고 위기 때 똘똘 뭉치는 우리의 저력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

이번 사태 이후 주력산업 소재·부품·장비(소부장)에 대한 국산화 목소리가 높다. 그러나 글로벌 분업체계를 등한시한 채 모두 국산화해야 한다는 발상은 실현 가능하지 않다. 주력산업의 생태계와 밸류체인을 주의 깊게 살펴 위험요인이 높은 핵심전략품목을 선별해 공급안정화를 신속하게 지원해야 한다. 무엇보다 기술 내재화 가능성이 보이는 핵심전략품목은 중장기 연구개발(R&D)을 통한 기술경쟁력을 강화해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정부는 소재·부품·장비 공급안정화를 위해 향후 3년간 약 5조원 이상의 R&D예산을 집중 투자하기로 했다. 이를 안정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소재·부품·장비 특별회계도 신설했다. 그러나 과거의 경험에서 알 수 있듯이 투자확대가 성과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고 했다. 핵심전략품목들은 처한 여건과 성격이 다 달라 품목마다 세밀한 맞춤형 전략이 필요하다. 품목별 해외 의존도가 높은 이유와 국내 기술 수준 등을 꼼꼼히 살펴 그에 맞는 지원을 해야 한다. 정부는 전문가 200여명의 자문과 수요기업의 의견 수렴을 통해 100대 핵심전략품목 맞춤형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산업현장을 충실히 반영한 맞춤형 전략이 마련된다면 정밀타격을 통해 가시적이고 조속한 성과창출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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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부처들도 부처 간 벽을 허물고 총력 대응하고 있다. 소재부품경쟁력강화위원회·소재부품장비기술특별위원회 등 부처 협업체계를 마련해 다양한 산학연 상생·협력모델을 개발하고 있으며, 특히 R&D 추진에 있어 부처 간 ‘이어달리기’ ‘함께 달리기’ 등 협업모델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수출규제와 같은 위기상황에서 R&D 대응체계를 갖추고 소재·부품·장비 분야의 기초체력을 확보하기 위해 ‘국가연구인프라(3N)’를 결집해 지원한다. 지난해 출연연구기관을 대상으로 국가연구실(N-LAB)과 국가연구시설(N-Facility)을 시범 지정한 데 이어 올해는 국가연구협의체(N-TEAM)를 선정하고 대학 등으로 확대한다.

소재·부품 분야의 기술경쟁력 확보는 조급증을 버리고 장기적 시각과 긴 호흡으로 가야만 성공할 수 있다. 급변하는 국제정세와 산업환경 속에서 끊임없이 위험요소를 감지해내고 품목별 상황에 맞는 지원을 해줌으로써 주력산업의 근간을 튼튼히 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확보, 그 성패는 디테일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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