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시그널] 막오른 푸르덴셜생명 인수전… '키플레이어' KB금융에 대형 PEF '맞불'

[푸르덴셜생명 오늘 예비입찰]

KB 베팅액 따라 판도 좌우 예상

PEF 1~3위 MBK·한앤컴·IMM 도전

불참 우리금융, 누구 손잡을지 촉각

합종연횡땐 몸값 2조 훌쩍 넘을듯




푸르덴셜생명 인수전에 강력한 후보인 KB금융그룹은 물론 국내 1~3위 대형 사모펀드(PEF)가 나란히 출사표를 던졌다. 우리금융그룹은 단독응찰에서는 빠졌지만 사모펀드와 ‘연합’ 가능성도 높아 푸르덴셜생명 인수전은 더욱 뜨겁게 달아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2조원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보이는 푸르덴셜생명의 몸값이 더욱 뛸 수 있다는 얘기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푸르덴셜생명 예비입찰에 KB금융과 MBK파트너스·한앤컴퍼니·IMM프라이빗에쿼티(PE) 등이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

푸르덴셜생명은 올해 인수합병(M&A) 시장에 나온 첫 ‘대어’다. 지난해 3·4분기 기준 총자산이 20조8,081억원으로 생명보험사 가운데 11위의 자리를 점하고 있다. 당기순이익은 3·4분기 누적기준 1,465억원인데다 지급여력비율(RBC)도 515.04%에 달하는 초우량 생보사다. 인수전에 금융그룹뿐만 아니라 내로라하는 사모펀드가 뛰어든 이유다.


가장 강력한 후보는 KB금융그룹이다. KB금융은 KB생명을 자회사로 두고 있지만 총자산이 10조원선이다. 덩치를 키우기 위해 2018년 MBK파트너스가 보유하고 있던 ING생명(현 오렌지라이프) 인수전 참여를 저울질하기도 했었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도 수년 전부터 그룹 내 보강이 필요한 포트폴리오로 생보사를 공개적으로 꼽을 만큼 의지가 강하다. 예비입찰에 참여한 한 사모펀드의 고위 관계자는 “푸르덴셜 인수전의 키는 윤종규 회장이 쥐고 있다”며 “KB에서 얼마를 써내느냐에 따라 인수전의 판도가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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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그룹의 맞상대는 일단 사모펀드다. 아시아 최대 사모펀드 반열에 오른 MBK파트너스는 42억달러(약 5조원) 규모의 ‘블라인드 펀드’를 준비해놓았다. 2018년 매각한 ING생명을 통해 생명보험사 투자에 성공한 바도 있다. 펀드 규모로 2위인 한앤컴퍼니도 지난해 10월 최대 3조8,000억원 규모의 펀드 조성을 마감한 만큼 실탄이 풍부하다. IMM PE도 2조원 가량의 블라인드 펀드를 보유하고 있다.

관건은 예비입찰에 불참한 우리금융이 누구의 손을 잡느냐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롯데카드 인수전 초기 모습을 드러내지 않다 본입찰 당시 MBK와 컨소시엄을 꾸려 깜짝 등장해 결국 승자가 됐다. 현재까진 우리은행의 지분 6%를 보유한 과점주주 IMM PE가 컨소시엄의 가장 유력한 후보다. MBK도 이미 손을 맞춰봤던 만큼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합종연횡’이 이뤄지면 푸르덴셜 생명의 몸값은 더 뛸 수 있다. 푸르덴셜생명의 순자산은 3조1,267억원(2019년 3·4분기 기준)에 달한다. 여기에 신한금융그룹이 사간 오렌지라이프의 최근 PBR 0.59배를 적용하면 몸값은 1조8,500억원가량.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고려하면 매각가가 2조원대로 올라선다. 경쟁이 격화될 경우 몸값은 더 오를 수 있다. 실제로 푸르덴셜파이낸셜은 매각가로 PBR 1배(3조,267억원)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매각 주관사인 골드만삭스는 이달 중 적격 인수후보(쇼트리스트)를 추린 뒤 실사 작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김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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