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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참치값 하락·부채상승 이중고 겪는 동원산업.. 700억원 자금조달 성공




참치값이 하락하면서 수익성 지표가 크게 떨어진 동원산업(006040)이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에 성공했다. 지난해 물류사업부문을 동원로엑스에 양도하면서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한 주주들에게 지불하는 대금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동원산업은 전날 7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앞두고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총 2,500억원의 매수 주문을 받았다. 400억원 모집한 3년물에는 1,300억원의 자금이 모집됐으며 5년물(300억원)에는 1,200억원이 들어왔다. 모집 금액보다 많은 자금이 몰리면서 발행금리도 희망밴드(1.63~2.19%)보다 약 1~3bp(1bp=0.01%포인트) 가량 떨어질 전망이다.


이번 조달되는 자금은 지난해 물류사업부문 양도에 따른 주주들의 ‘성난 민심’을 달래는 데 쓰인다. 동원산업은 오는 29일 매도에 반대하는 주주들이 행사한 주식매수청구권에 대해 총 569억8,189만원(보통주 26만6,581주)의 대금을 지불해야 한다. 동원산업은 지난해 10월 물류사업부문인 3PL사업부와 냉장사업부 일부를 계열사인 동원로엑스에 양도하기로 결정했다. 이를 위해 지난달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안건을 가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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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 기관들의 넉넉한 투자 수요에 힘입어 자금 조달에 성공했지만 앞으로는 녹록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주력 사업인 통조림 부문의 수익성이 지난 2018년부터 참치어가가 하락하면서 변동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최근 동원산업의 사업위험 전망 지표를 기존 ‘AA’에서 ‘A’로 하향 조정하고 위험도가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M&A(인수합병), 회계기준 변경에 따른 리스부채 신규 인식도 재무지표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동원산업은 지난해 말 미국 자회사 스타키스트(StarKist)의 참치캔 가격 담합 소송의 합의금으로 1억 달러(한화 약 1,155억원)을 확정하고 약 580억원의 지출을 재무지표에 선반영했다. M&A도 잇따랐다. 2018년 약 370억원을 들여 물류창고기업 비아이디씨(BIDC)를 인수했으며 2017년 동부익스프레스(4,162억원), 테크팩솔루션 지분 취득(750억원) 등 최근 몇 년 새 공격적으로 외형을 확대했다. 지난해 국제회계기준(IFRS)에 따른 리스부채가 신규 인식되면서 약 2,109억원의 부채가 늘어나기도 했다. 이처럼 수익성 대비 지출이 늘어나면서 동원산업의 부채비율은 2015년 말 42.7%에서 지난해 3·4분기 48.7%로 급등했다. 차입금의존도도 같은 기간 42.7%에서 48.7%로 확대됐다.

재무지표 악화와 부정적 사업환경은 동원산업의 신용도에 영향을 미쳐 추후 자금조달 계획에 부담을 줄 수 있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스타키스트 합의금이 향후 4년간 지출되는 가운데 물류센터 신축 계획도 있어 추가적으로 자금 소요가 많을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연초라 대부분 무난하게 회사채 발행에 성공하고 있지만 지난해 말처럼 금리 변동성이 커질 경우 같은 AA급 안에서도 차별화되는 장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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