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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격호 별세] 45년간 마을잔치…사재 570억으로 지역재단도 세워

'고향' 울산 사랑 각별했던 신격호

신격호 롯데 명예회장이 지난 2011년 5월 둔기리 마을잔치에서 참석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서울경제DB신격호 롯데 명예회장이 지난 2011년 5월 둔기리 마을잔치에서 참석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서울경제DB



지난해 10월31일 백수(白壽·99세)를 맞은 신격호 명예회장은 거주하던 서울 소공동 롯데 이그제큐티브타워 34층에서 가족들의 인사를 받았다. 건강이 좋지 않아 과거처럼 롯데호텔 신관의 프랑스 레스토랑 ‘피에르가니에르’에서 식사를 하거나 호텔 케이터링 서비스로 생일상을 받지도 않았다. 다만 4년 만에 차남인 신동빈 회장이 방문했다. 신 회장은 지난 2015년까지 직접 축하인사를 했지만 2016년부터는 검찰 수사와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의 경영권 분쟁, 해외 출장 등으로 신 명예회장의 생일 때 찾아오지 못했다.


별세한 신 명예회장이 백수 생일에 가장 바랐던 일은 ‘고향잔치’였을 것이라고 롯데 관계자들은 전한다. 45년간 신 명예회장은 매년 5월에 고향잔치를 열 정도로 고향 울산에 대한 애정이 각별했다. 1941년 밀항으로 고향을 떠난 신 명예회장은 1970년 울산공단 용수 공급을 위해 대암댐이 건설되며 고향 둔기마을이 물에 잠기자 울산에 롯데별장을 만들었다. 별장 옆 부지에 잔디밭과 수도시설·철망 등을 설치해 1971년부터 고향 사람들과 함께 마을 이름을 딴 ‘둔기회’를 만든 뒤 매년 5월이면 마을잔치를 열었다. 2013년의 43번째 마을잔치에도 직접 참석했다. 2014년에는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는 뜻에서 잔치를 열지 않았다. 이듬해 롯데삼동복지재단은 참석자 증가에 따른 교통혼잡 등으로 민원이 발생한다며 마을잔치를 중단했다. 마을잔치가 열린 별장은 인근 국유지 불법점거 논란을 빚기도 했다. 롯데삼동복지재단은 2009년 12월 신 명예회장이 사재 570억원을 출연해 설립한 지역 복지재단으로 지금도 울산지역 사회공헌활동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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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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