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심 동양대 교수. /연합뉴스검찰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5촌 조카 재판에서 부인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조 전 장관 본인과 사모펀드 출자를 협의했음을 암시하는 문자 내용을 공개했다.
검찰은 20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4부(소병석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 조 전 장관의 5촌 조카 조범동씨의 3차 공판에서 정 교수와 조 전 장관 사이에 오간 카카오톡 문자를 공개했다.
검찰에 따르면 정 교수는 지난 2018년 5월 조 전 장관(대화명 꾸기)에게 “글쎄 종소세(종합소득세)가 2,200만원대가 나와서 세무사가 다시 확인 중. 폭망이야ㅠㅠ” 라고 하자 조 전 장관은 “엄청 거액이네!” 라고 답했다. 정 교수는 이어 “ㅇㅇ. 융자를 받아야할 정도 ㅠㅠ 부동산, 이자 배당수입의 약 30~40퍼(%)가 세금”이라고 하자 조 전 장관은 “ㅠㅠ”라고 응했다.
검찰은 정 교수가 사모펀드에 가입하게 된 경위를 자녀 상속세 부담을 줄이기 위한 것으로 보고 이 문자 내역이 조 전 장관이 그 사실을 인지한 정황이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조씨는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와 펀드 운용에 자금이 필요했고 민정수석 등 권력자의 자금이 투자되는 것을 큰 기회라고 봤다”며 “정 교수는 남편의 민정수석 취임에 따른 주식 처분과 새로운 투자처가 절실했다”고 말했다. 이어 “(정 교수 입장에서는) 가족 관계인 조씨가 운용하는 사모펀드에 출자할 시 외부에 노출될 우려가 적고 자녀 상속 문제도 해결할 수 있었다”며 “이해관계가 일치해 공모 관계가 설립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검찰은 또 정 교수와 그의 자산관리인인 프라이빗뱅커(PB) 김경록씨 사이의 문자 메시지 내용도 재판에서 공개했다. 검찰에 따르면 정 교수는 김씨에게 카카오톡으로 “남편 때문에 주식을 다 팔거나 백지 신탁을 해야 한다” “어디 묶어 놓을 곳이 없나” 등의 말을 했다. 특히 “백지 신탁을 할 수 있는 투자처를 찾아 보라”는 김씨 제안에 “남편에게 물어보고 할게”라고 답하기도 했다.
검찰은 “정 교수가 주식 투자를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억울해 하면서 김씨에게 방법을 알아봐 달라거나 조 전 장관과 상의한다는 내용이 계속 나온다”며 조 전 장관이 사모펀드 투자 사실을 몰랐다고 해명한 것은 거짓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조씨 변호인 측은 “검찰이 사건과 관련 없는 배경 설명에 지나치게 치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아직은 전혀 무관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제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