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무게가 정상아의 10분의1에 불과한 초미숙아가 반년 만에 생존 확률 1%의 기적을 만들어내며 가족 품에 안겼다.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에 따르면 370g의 초극소 저체중 출생아 ‘소망이’가 설 명절을 하루 앞둔 22일 신생아집중치료지역센터를 퇴원해 집으로 돌아갔다. 이로써 소망이는 국내에서 초극소 저체중 출생아가 생존해 퇴원한 네 번째 아기가 됐다.
소망이는 지난해 7월 엄마 뱃속에서 갑작스럽게 움직이지 않아 태백에서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으로 응급 이송된 후 제왕절개로 태어났다. 당시 소망이의 키는 25㎝, 몸무게는 370g에 불과했다. 병원에서 측정한 중증도 점수도 10점 만점에 3점에 불과할 정도로 생명이 위태로운 상태였다. 결국 의료진의 심폐소생술을 받으며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중증치료를 받았다.
소망이는 엄마 뱃속에서 충분히 성장하지 못한 탓에 호흡기관과 심혈관기관·소화기관·면역 등이 약하고 각종 합병증에 취약했지만 너무 작아 주삿바늘조차 삽입하기 힘들었다. 언제 쇼크에 빠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의료진 3∼4명이 24시간 옆에서 치료했다. 생후 일주일째 발생한 기흉으로 가슴관을 삽입하고 호흡곤란 증후군과 폐동맥 고혈압 등으로 두 달 이상 인공호흡기 치료를 받았으며 패혈성 쇼크와 부신 기능 저하로 강심제와 항생제 치료를 받기도 했다. 퇴원을 얼마 안 남기고는 탈장으로 전신마취 수술까지 했다.
소망이는 이를 모두 견뎌내며 체중을 3.5㎏으로 늘렸고 이제는 스스로 호흡하고 엄마를 보며 웃으면서 분유도 먹을 수 있을 만큼 건강해졌다. 소망이 엄마 김성혜씨는 “소망이가 너무 힘든 시간을 잘 이겨내고 퇴원한다는 게 아직도 실감 나지 않는다”며 “의료진의 밤낮 없는 정성과 보살핌으로 살아난 만큼 소망이가 많은 이에게 사랑을 주는 아이로 자라났으면 좋겠다”고 기원했다.
주치의인 이병국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소망이가 건강하게 퇴원할 수 있었던 것은 곁을 지켜준 부모님께서 어려운 상황들을 함께 이겨내 준 덕분”이라며 “앞으로 건강하고 씩씩한 아기로 잘 성장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