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달걀을 집거나 가위질을 할 수 있는 ‘인간형 로봇 손’을 개발했다. 사람 손 크기인 이 로봇은 여러 물체나 도구를 조작할 수 있다. 다양한 로봇 팔에 장착할 수 있는데 쥐는 힘이 매우 세 일상생활은 물론 산업현장에서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도현민 한국기계연구원 첨단생산장비연구본부 로봇메카트로닉스연구실 박사팀이 개발한 이 로봇은 사람 손가락의 움직임과 구조를 모방해 같은 방식으로 물체를 조작한다. 로봇 손의 무게는 1㎏ 이하지만 3㎏ 이상의 물체를 들 수 있다.
연구팀은 로봇 손의 손가락을 사람의 손과 비슷한 수준으로 움직이게 하기 위해 좁은 공간에서도 다자유도로 움직일 수 있는 메커니즘을 개발했다. 4개의 손가락과 16개의 관절로 이뤄졌으며 각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12개의 모터를 사용했다. 각 손가락은 독립적으로 움직인다. 손가락을 움직이는 구동부를 손바닥 내부에 장착해 모듈화를 한 점도 특징이다. 기존의 로봇 팔 구조를 변경할 필요 없이 로봇 손을 쉽게 장착할 수 있도록 해 활용도를 높인 것이다.
연구팀은 물체와의 접촉을 감지할 수 있는 촉각 기능을 부여하기 위해 힘 측정 센서를 개발하고 손가락 끝과 마디, 손바닥에 장착했다. 손가락 끝에 장착된 힘 센서는 지름 15㎜, 무게 5g 이하의 초소형으로 로봇 손과 물체가 접촉할 때 손가락 끝에서 감지되는 힘의 크기와 방향을 측정할 수 있다.
손가락 마디와 손바닥에는 서울대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피부형 촉각 센서도 장착했다. 피부형 촉각 센서는 로봇 손과 물체의 접촉 시 접촉 부위의 분포와 힘을 측정한다. 기존 상용 로봇 손의 경우 촉각 센서가 내장돼 있으면서 동시에 손가락 구동부가 손바닥 내부에 장착된 모듈형 제품이 없어 활용에 한계가 있었다.
도 박사는 “인간형 로봇 손은 사람 손의 섬세한 움직임을 모방해 도구 등 다양한 물체를 다루기 위해 개발했다”며 “로봇 손의 ‘파지’ 작업 알고리즘과 로봇의 조작 지능을 연구하기 위한 플랫폼으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고광본선임기자 kbg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