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손정의, 타다 대신 서빙로봇에 300억 투자

기술 스타트업 베어로보틱스

소뱅재팬서 이례적 대규모 유치

양산체제 구축해 日시장 진입

베어로보틱스의 서빙 로봇 페니봇이 미국 식당에서 고객에게 음식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제공=베어로보틱스베어로보틱스의 서빙 로봇 페니봇이 미국 식당에서 고객에게 음식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제공=베어로보틱스



서빙 로봇 기술기업 베어로보틱스가 소프트뱅크에 300억원 규모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이커머스, 호텔 예약 등 IT 서비스 기업이 아닌 기술 기반 스타트업으로서 이례적으로 큰 투자 규모다. 이처럼 본격적으로 대형 기술 기반 스타트업이 국내서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는 평가다.

22일 벤처캐피탈(VC) 업계에 따르면 베어로보틱스는 소프트뱅크재팬에게 3,200만달러(370억원 규모) 투자 유치를 받았다. 기업가치는 1,000억원 이상으로 평가받았다. 2018년 배달의민족(우아한형제들)에게 수백억원 몸값을 기준으로 21억원 가량 투자받았을 때와 비교하면 몸값이 수직 상승했다. 소뱅재팬과 함께 DSC인베스트먼트, 롯데액셀러레이터, 스마일게이트가 투자자로 참여했다.

특히 이번 투자는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적극 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평소 로보틱스와 같은 기술에 관심이 많은 손정의 회장이 베어로보틱스와 유사한 서빙 로봇 경쟁사의 기술을 비교한 후 베어로보틱스의 기술력을 가장 높이 쳐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특히 최근 위워크(Wework), 우버(UBER) 등 소프트뱅크의 비전펀드가 투자한 기업들이 잇따라 몸값이 하락하며 대규모 손실을 낸 상황에서 손 회장이 베어로보틱스의 미래 성장성에 확신을 가졌다는 평가다.


로보틱스에 대한 대규모 투자는 국내 스타트업 업계서도 이례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서는 쿠팡, 배달의민족, 야놀자, 크래프톤 등 IT 서비스 기업들이 주로 대규모 투자를 받으며 몸값을 키웠다”며 “국내 기술기업에 대한 우려감이 있었고 자신감이 부족했는데 이번 투자 유치로 국내 기술기업에 대한 재평가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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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를 받은 베어로보틱스는 대규모 서빙로봇 양산체제를 구축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는 주로 미국 레스토랑에 한정돼 있는데 소프트뱅크의 투자를 받으며 일본 시장에도 새로 진입한다는 계획이다. 국내서는 롯데그룹이 운영하는 TGI프라이데이스와 빌라드 샬롯 등에서 페니의 이용을 확대할 전망이다. 또 미국 로스엔젤레스에 있는 카지노에서도 신규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베어로보틱스는 2017년 구글 엔지니어 출신 하정우 대표가 설립해 현재까지 북미 주요 식당에 100% 자율주행 서빙 로봇 ‘페니봇’을 공급하고 있다. 현재 본사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다. 대형 레스토랑에서 서빙하는 음식을 페니봇에 올려놓고 테이블 번호만 입력하면 스스로 경로를 찾아 음식을 운반한다. 사람이나 장애물을 만나면 멈추거나 자동으로 피해가는 자율주행 기능이 특징이다. 한 번 서빙에 22kg 무게까지 음식을 나를 수 있다. 매장 운영 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다는 장점에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고객이 점차 늘고 있다.

최재웅 퓨처플레이 심사역은 “로봇 기술 스타트업이 수백억원 규모 투자를 받은 건 국내선 흔치 않은 일”이라며 “향후 자율주행 서빙 로봇 시장이 커질 수밖에 없는데 현재도 여러 투자 기관에서 투자 문의가 들어올 정도로 최근 들어 관심이 급격하게 높아졌다”고 말했다.


박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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