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이 남성으로 입대해 성전환 수술을 한 부사관에 대해 강제전역 결정을 내렸다. A 하사의 군인 신분은 육군이 전역일자로 지정한 23일 0시까지만 유지된다.
육군은 22일 오전 군 복무 중 성전환 수술을 하고 장기복무를 희망한 A 하사에 대한 전역심사위원회를 열고 전역을 결정했다. 육군은 “심사위에서 군인사법 등 관계 법령상의 기준에 따라 ‘계속 복무할 수 없는 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A 하사는 지난 2017년 입대해 경기 북부의 한 부대에 복무 중이던 지난해 말 휴가를 얻어 해외에서 성전환 수술을 받고 복귀, 계속 근무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창군 이래 최초의 공식적 성전환 신청 사례’로 관심을 모았다. A 하사는 부대 복귀 이후 군병원에서 신체적 변화에 대한 의무조사를 받았고 군병원은 ‘심신장애 3급’ 판정을 내렸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이와 관련해 20일 A 하사의 긴급구제신청을 받아들여 인권위 조사 3개월 뒤로 전역심사를 연기할 것을 권고했으나 군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인권위 권고는 법적 구속력이 없다. 육군 관계자는 “인권위의 권고 취지는 이해하지만 이번 전역심사는 군인사법 등 현행 법령에서 정한 절차에 따라 연기하지 않았으며 강제전역 결정은 법 규정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전역심사위가 ‘복무 적합’ 판정’을 내렸을 경우 A 하사는 남은 복무기간(약 2년) 동안 군생활을 이어갈 수 있었다. A 하사는 계속 근무뿐 아니라 장기복무를 희망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육군이 강제전역 일자로 지정한 23일 24시까지만 군인 신분이 유지된다. 군의 전역심사위는 재심과 불복 제도가 없어 당사자가 결과를 수용하지 못할 경우 민간 법원의 소송 절차를 거쳐야 한다.
A 하사 측은 군의 결정에 반발해 법원의 성별정정 허가 여부 결과를 받는 대로 행정처분 무효소송과 위헌소송까지 제기할 것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된다.
/권홍우선임기자 hongw@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