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女 대상 범죄 줄었지만 불안 여전…“검거 성과 널리 알려야"

성폭력·불법촬영·가정폭력 발생 줄었지만

최근 범죄 빈발하는 탓에 女 불안감 여전

"경찰은 성과 알리고 범죄 속성 이해해야"

/이미지투데이/이미지투데이



# “경찰이 여성 대상 범죄에 대응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순찰을 예전보다 많이 하는 등 특별하게 눈에 띄는 일을 하지는 않는 것 같아 아직 불안합니다.” -혼자 사는 여성 직장인 최모(26)씨

# “알코올 중독, 분노조절장애 같은 이유로 부인을 때리는 사람은 수차례 신고를 당해도 계속 폭행을 저지릅니다. 경찰은 어떤 대책을 실천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주부 황모(55)씨

최근 성폭력, 불법촬영, 가정폭력 등 주로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범죄가 수치상으로는 감소했지만 끊임없이 발생해 여성들의 불안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이에 경찰이 해당 범죄 검거 성과를 적극적으로 알려 불안감을 줄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서울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7월부터 11월까지 5달간 성폭력 발생 건수는 4,577건으로 최근 2년간 7~11월 평균인 4,671건에 비해 2% 줄었다. 같은 기간 불법촬영 발생 건수도 1,298건에서 1,174건으로 9.6% 감소했다. 가정폭력 신고 역시 20,812건에서 19,265건으로 7.4% 줄었다. 경찰대는 지난해 말 ‘치안전망 2020’을 통해 지난해 1~9월 강간·강제추행 발생이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2.8%, 3% 감소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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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이러한 성과가 서울청의 ‘여성안전 종합 치안대책’ 시행 결과라고 보고 있다. 이 대책은 지난해 5월 서울 관악구에서 발생한 ‘신림동 강간미수 사건’ 등 잇따르는 여성 대상 범죄로 여성들의 걱정이 커짐에 따라 서울청이 같은 해 7월 마련한 것이다. 서울시 등과 협업해 불법촬영 탐지장치 대여체계를 구축하고 여성안심구역·여성안심귀갓길의 CCTV와 가로등을 정비한 것이 그 예다. 경찰 관계자는 “여성 불안감 해소를 위해 대책을 집중 추진한 결과 의미 있는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성 대상 범죄가 여전히 빈발하는 탓에 여성들의 불안감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달 초 서울동부지검은 지난해 12월 자택에서 같은 동아리 여성회원을 성폭행한 명문대 연합동아리 대표를 강간상해·준강간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지난해 12월 강서구에서는 알코올 중독 50대 남성이 자택에서 흉기로 아내를 찔러 숨지게 한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경찰이 여성 대상 범죄를 검거한 ‘성공 사례’를 널리 알리면서 추가 대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승희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부대표는 “경찰은 범인을 더욱 꼼꼼히 검거할 뿐만 아니라 잘 해결한 여성 대상 범죄에 대한 성과를 알려야 한다”며 “몰카 유통 서버가 해외에 있어서 잡지 못했다는 등 실패 이유를 댈 것이 아니라 빈틈없이 가해자들을 검거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줘야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어 서 부대표는 “여성 대상 범죄 수치를 줄였으니 이제부터는 이 범죄의 속성과 원인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바탕으로 장기적 비전을 만드는 것이 경찰의 역할”이라고 덧붙였다.


이희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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