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찍기 좋은 빵.’ A 백화점 디저트 구매 담당은 유명 빵집을 유치하는 우선 순위 조건으로 맛보다 멋을 꼽았다. 무엇이든 인증샷부터 찍고 보는 젊은 세대들에게 앙증맞고 예쁜 케이크나 빵은 소셜미디어에 올리기 제격이기 때문이다. 이에 유명 빵집 유치로 집객 효과를 본 오프라인 유통업체부터 고객을 묶으려는 온라인 유통업체까지 ‘인스타그래머블(인스타그램에 올릴 만한 것)’한 빵집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유명 빵집의 갓 구운 빵을 집으로=신세계의 온라인몰 쓱닷컴은 물류센터 네오3에 차린 빵 공장에서 이르면 다음 달부터 전국 5대 빵집으로 불리는 ‘나폴레옹 제과점’의 빵을 직접 구워 새벽배송할 예정이다. 네오3의 빵 공장은 약 100평 규모로 반죽과 발효, 굽기, 포장 등 각 공정별 공간을 갖췄다. 매일 총 40종, 최대 8,500개의 빵을 생산할 수 있으며 오전 5시에 생산된 빵은 오전 9시부터, 저녁 7시에 생산된 빵은 다음 날 오전 6시 이전에 배송이 끝나는 새벽배송으로 받아볼 수 있다.
지금까지는 신세계푸드의 자체 브랜드 ‘메나쥬리’의 빵만 갓 구워 배송했는데 앞으로는 나폴레옹을 시작으로 외부 유명 빵집과의 협업을 늘려갈 계획이다. 쓱닷컴 관계자는 “베이커리 전문관에 이미 유명 빵집들을 입점시켰지만 이미 만들어진 상품이 아닌 갓 구운 빵을 배송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오프라인 매장에서 줄을 서지 않고도 아침 식탁에서 인기 빵의 인증샷을 찍을 수 있어 고객들의 관심이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전국은 물론 전세계 빵집 한 곳에=소비자들을 유혹하기 위한 빵 공세는 오프라인 유통업체가 더욱 적극적이다. 유명 빵집이 핵심 매장이 돼 집객 효과를 불러오기 때문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베이커리를 구매하는 고객의 평균 단가는 1만~2만원 선이지만 매장별로 최소 1억에서 4억까지의 매출을 보이고 있다”며 “다른 부문으로 매출 전이가 이뤄지는 효과도 커 유명 빵집 유치는 물론 단기 팝업 스토어도 수시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식품관 매출의 5분의 1도 베이커리에서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백화점은 최근 3년 간 디저트 매출이 매년 20% 이상 증가하고 있다. 지난 2015년 대구 삼송빵집을 시작으로 전국을 물론 전 세계 유명 빵집 유치에 발 벗고 나선 결과다.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은 지난해 2월 진행했던 일본 생식빵 브랜드 ‘타쿠미야’의 팝업 스토어가 4일 만에 5,000만원의 매출을 올리자 정식 입점시키기도 했다. 또 지난해 11월에는 무역센터점에서 샌프란시스코의 ‘타르틴 베이커리’ 팝업 스토어를 운영했는데 하루 300개 한정으로 준비한 샌드위치가 매일 완판 행진을 이어가자 지난 16일부터 압구정 본점에서도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