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괴적 혁신’ 이론으로 유명한 세계적 경영 석학 클레이턴 크리스텐슨(사진)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가 지난 23일(현지시간) 숙환으로 눈을 감았다. 향년 67세.
크리스텐슨 교수는 1997년 발간한 저서 ‘혁신기업의 딜레마’를 통해 파괴적 혁신 개념을 대중에 소개한 ‘경영학 구루’다. 파괴적 혁신은 기업이 단순한 제품이나 서비스로 시장 밑바닥을 공략해 결국 기존 시장을 파괴하고 새로운 시장의 지배자가 될 수 있다는 개념이다. 현재 소비자를 만족시키는 데 매몰돼 시장의 판도를 바꿀 새로운 기술을 놓치는 것을 경고할 때 거론되는 파괴적 혁신은 오늘날 많은 기업가에게 상식으로 자리 잡았다. CNN은 이날 크리스텐슨 교수의 저서와 그가 주창한 개념이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와 애플 공동설립자인 스티브 잡스 등 저명한 기업인들에게 영감을 줬다고 설명했다.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 출신인 그는 예수그리스도 후기성도교회(모르몬교)의 독실한 신자였다. 하버드 경영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1992년부터 같은 학교 교수를 맡았으며 1984년 MIT 교수들과 전자·통신 부품 업체를 설립해 회장을 지냈다. 교수가 된 후인 2000년대에는 컨설팅회사 2곳을 설립해 경영했다.
한국과도 인연이 깊다. 1971∼1973년 선교사로 한국에 와 춘천·부산에서 활동했고 이후에도 수차례 방한한 지한파 학자이기도 했다. 선교사 시절 ‘구창선’이라는 한국 이름도 지을 만큼 한국에 대한 애정이 각별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0년 LG그룹 초청으로 방한했을 당시 그는 “일본이 1960~1980년대 성장기 이후 정체기를 맞고 있듯이 한국도 기업들이 실패 위험 없이 성장할 수 있는 사업 기회들을 찾아내고 혁신에 나서지 않으면 향후 10년간 중국·인도 등의 거센 도전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