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정책

대책전 대출까지 회수대상...전세대출 규제 '시점 논란'

대책발표 전 분양권 취득 전세대출

등기 후 9억 넘으면 회수대상 포함

반환대출도 9억 초과분에 LTV 20%

"예외 없는 소급적용...과잉규제" 반발




정부의 전세대출 규제가 시행(20일부터)된 지 일주일이 지나면서 적용 시점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우선 주택 분양·입주권이 있는 사람이 대표적이다. 최근 한 인터넷 부동산 카페에서 한 글쓴이는 “내년 7월 입주가 시작되는 아파트 입주권이 있고, 올해 12월 현재 살고 있는 전셋집의 전세대출 만기가 돌아온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일단 정부가 분양·입주권은 주택으로 보지 않아 올해 12월 전세대출 만기 연장은 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만약 내년 7월 입주가 시작되는 아파트의 등기가 나오고 KB시세로 9억원이 넘으면 전세대출은 회수되는 것인가”라고 물었다. 카페에는 이 같은 사례가 종종 올라오고 있다.


이에 대해 금융위의 한 관계자는 “전세대출 규제가 시행된 지난 20일 이후의 전세대출(올해 12월)이고 또 내년 7월에 9억원이 넘는 집을 새롭게 취득하게 되는 것이므로 전세대출 회수대상이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본인은 억울할 수 있겠지만 새 집에 본인은 살지 않고 전세를 주며, 자신은 전세대출을 받아 다른 곳에 거주하는 전형적인 갭투자”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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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 사람의 경우 미래에 이 같은 전세대출 규제가 나올지 알지 못하고 아파트 분양을 받았고, 자녀 학교 전학 문제 등을 이유로 애당초 입주가 시작되자마자 입주하기보다는 몇 년간 전세를 살다가 입주할 계획을 세웠다. 갑자기 규제가 나오고 전세대출 회수 대상이 된다고 하니 ‘이럴 줄 알았으면 다른 자금 계획을 세웠을 텐데’라며 난감해할 수밖에 없다. 특히 금융위는 1월20일 전 9억원 초과 주택을 이미 갖고 전세대출을 받아 전세를 사는 사람은 갭투자 목적이 있다 하더라도 전세대출 연장은 허용한다고 밝힌 바 있다. 어떤 규제가 나올지 모르고 행동한 사람에게까지 전세대출 연장을 불허하는 규제를 가하는 것은 ‘정부 신뢰’를 해친다는 판단이었다. 하지만 같은 논리라면 미래의 정책을 모르는 상황에서 행동을 한 분양·입주권 보유자에게도 예외를 인정해줘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경우는 ‘전세금 반환 대출’에서도 드러난다. 정부는 12·16 대책 이전에 집 구입을 마친 사람에 대해 규제지역 내 9억원 이상 고가주택을 담보로 세입자를 내보내기 위한 전세금반환대출을 허용하고 있다. 문제는 대책 시행 이후 대출을 신청한 경우 담보인정비율(LTV)에 대해 새 규제를 적용해 9억원까지는 40%를, 9억원 초과분은 20%를 적용하는 점이다. 이에 대해 당국은 지난해 12월16일 이후의 대출 실행 건에 LTV를 40%로 예외적으로 적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당사자들은 LTV가 40%로 적용될 것으로 보고 자금계획을 세웠는데 갑자기 정책이 나와서 대출 가능금액이 크게 줄었다며 청와대 국민청원을 하는 등 반발하고 있다.

이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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