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올해 우리 경제가 2.4%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보다 0.4%포인트 높게 성장률을 전망하는 가장 큰 이유는 미중 무역분쟁이 타결돼 수출이 늘어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인 ‘우한 폐렴’은 올해 우리 경제에 복병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내수침체는 물론 수출감소로 성장률을 낮출 수 있으며 금융 및 외환시장도 불안하게 할 수 있다. 우한 폐렴의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는 경제팀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먼저 기업투자를 활성화시켜 내수를 살려야 한다. 우리 경제는 올해 다양한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다. 대외적으로는 미국과 세계 경제의 장기침체 가능성과 지금은 비록 휴면상태에 있으나 오는 11월 미국 대선 이후 재개될 가능성이 있는 미중 무역분쟁이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고 국내에서는 4월 총선 이후 정치적 혼란 여부가 불확실성을 증폭시키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한 폐렴은 추가 충격을 줘 기업투자와 소비를 위축시킬 것으로 우려된다. 경제팀은 기업투자에서 활로를 찾아야 한다. 기업투자가 늘 경우 일자리가 늘어나고 내수가 되살아나 성장률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투자를 늘리기 위해서는 우리 경제의 미래비전을 밝게 해야 한다. 기업 하기 좋은 나라이며 신산업에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도록 정부 정책이 수립돼야 한다. 교육체제를 개편해 신산업에서 필요한 전문가 육성에 주력하고 신산업 육성에 대한 정부의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 신산업 육성은 기존산업의 반발을 불러올 수 있다. 그러나 특정이익집단보다 국가 경제 전체에 이익이 될 수 있도록 정책을 수립해야 신산업에 대한 투자가 늘어날 수 있다.
다음으로 수출증대에 주력해야 한다. 중국 경제는 최근 미국의 보호무역으로 수출이 감소하면서 성장률이 둔화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한 폐렴은 중국의 성장률을 추가로 하락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우리 전체 수출의 25%를 차지하는 제1의 수출대상국이다. 중국 경제의 둔화는 필연적으로 우리 수출을 감소시키고 성장률을 둔화시킨다. 여기에 내한하는 중국 관광객이 감소하면서 내수 또한 침체할 가능성이 크다.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서 수출감소는 성장률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수출선을 다변화하고 수출기업을 우대하는 등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금융 및 외환시장 안정에 주력해야 한다. 우한 폐렴은 실물경제에 뿐만 아니라 금융 및 외환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그동안 경기침체가 심화하는데도 외환과 금융시장이 안정을 유지했던 것은 경상수지 흑자와 재정 건전성 때문이었다. 경상수지 흑자가 유지되면서 한국 경제에 대한 대외신인도가 높아져 외국인 투자자금의 유출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국 경제 둔화나 세계 경제 침체로 우리 수출이 크게 감소할 경우 경상수지가 악화하면서 외국인 자본유출이 늘어날 수 있으며 외환시장 또한 불안해질 수 있다. 특히 올해는 재정 적자폭이 커지면서 국가신뢰도가 낮아질 수 있는 상황이므로 대외신뢰도 유지를 위해 경상수지 흑자폭 유지는 매우 중요하다. 여기에 우한 폐렴은 중국 위안화를 평가절하시켜 우리 수출경쟁력을 더욱 약화시키고 경상수지를 악화시킬 가능성이 높다. 정책당국은 적정 환율수준을 유지해 수출경쟁력을 높여 경상수지 흑자폭을 유지해 금융과 외환시장을 안정시키도록 해야 한다.
지난 2003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이나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례를 보면 우한 폐렴과 같은 전염병은 최소한 3~4개월 지속될 가능성이 높으며 성장률 또한 0.25%포인트 이상 둔화시킬 수 있다. 과거 우리 정책당국은 이러한 충격에 재정지출을 늘려 대응해왔다. 그러나 이미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3%를 넘어서고 있는 올해는 국가신뢰도를 고려하면 확대재정으로 대응하기 쉽지 않다. 정책당국은 기업투자와 수출에서 활로를 찾아 우리 경제가 우한 폐렴의 충격에서 벗어나도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