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對中수출 비중 25% 달하는데...한국 올 2.4% 성장 '빨간불'

[우한폐렴 韓 수출 직격탄]

'우한 폐렴' 장기화 땐 中 수요위축...한국기업 타격 불가피

사스때도 성장률 0.25%P 떨어뜨려...수출로 성장 계획 차질







올해 반등을 노리던 한국 수출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이라는 악재가 날아들었다. 장기화하면 중국 수요가 위축으로 대중(對中) 수출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8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우한 폐렴 사태의 확산 추이를 초조하게 지켜보고 있다. 사태가 조기에 진정되지 않을 경우 중국 시장이 얼어붙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정부 관계자는 “국내 기업이 중국과 사전 계약한 물량을 정상적으로 수출하고 있는 만큼 당장 수출이 영향을 받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춘제 이후 바이러스가 중국 전역에 퍼지는 등 사태가 악화하면 현지 수요가 위축돼 수출 기업에 타격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전염병이 급속히 퍼지면서 중국이 경제 충격을 경험한 적이 있는 터라 정부의 고민은 깊다.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정부가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를 공식 인정하기 전인 2003년 1·4분기 11.1%에서 2·4분기 9.1%로 급락한 바 있다. 이번 우한 사태를 두고서도 미국의 중국 전문 연구기관인 플리넘은 중국의 올 1·4분기 경제성장률이 4%대로 낮아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중국의 초기 방역 대응이 효과적이었다고 보기 어렵고 백신도 없는 터라 사태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상당하다”며 “중국 내 감염자가 늘어나면 해당 지역에 위치한 공장 가동이 중단되는 등 생산 활동에 제약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성장률이 꺾일 경우 국내 수출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사스 창궐 당시(2003년 5월) 중국 수출률은 3.5%로 전달 대비 16%포인트 이상 줄어든 바 있다. 정부 관계자는 “당시 수출이 급격히 줄어든 게 전적으로 사스 때문은 아니지만 주요한 영향을 미친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중국이 한국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5%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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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가운데) 경제부총리가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방역예산지원 및 경제영향 최소화 점검을 위한 긴급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오승현기자홍남기(가운데) 경제부총리가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방역예산지원 및 경제영향 최소화 점검을 위한 긴급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오승현기자


중국 수출 의존도가 절대적인 한국으로선 긴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한국 수출은 전년 대비 10.3% 줄었는데 이중 절반 이상이 중국 수출 감소에 따른 것이다. 올해 수출 반등을 위해선 중국 수출 회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의미다. 하지만 미중 분쟁 뇌관이 여전한 가운데 예상치 못한 우한 폐렴까지 덮치면서 수출 전선을 둘러싸고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우려를 깊게 하는 것은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의 성장세가 위축되면 전 세계 경기도 함께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특히 중국 경제가 글로벌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진 만큼 피해가 사스 때보다 클 것으로 우려도 나온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중국이 세계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03년 4.3%에서 지난해 16.3%까지 증가했다. 중국 뿐 아니라 다른 나라로의 수출도 영향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수출이 영향 받으면 국내 경제성장률도 주춤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에 따르면 사스는 2003년 2·4분기 한국 경제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1%포인트, 연간 0.25%포인트가량 떨어뜨린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으로의 수출이 급감한데다 한중 양국을 오가는 관광객까지 급감한 데 따른 것인데 이 같은 사태가 재발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우한 폐렴으로 관광 분야와 수출에 영향이 있을 수 있을 것”이라며 “연초에 경기 반등을 위한 경제 심리가 상당히 회복되고 있는 상황이었는데 이번 사태로 경제 심리가 영향을 받을까 우려된다”고 밝혔다.
/세종=김우보·조양준기자 ubo@sedaily.com

김우보·조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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