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정책·제도

[단독] 개발 붐에 … 경기 그린벨트 거래 역대 최대

3기 신도시·공공택지 보상 조준

작년 2만 8,477필지 거래…37%↑




지난해 경기도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토지 거래량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체 토지 거래는 줄었지만 그린벨트의 경우 손바뀜이 활발히 일어났다. 3기 신도시를 비롯한 수도권 공공택지지구 개발이 추진되면서 그린벨트로 수요가 집중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28일 서울경제가 지난 2019년 국토교통부의 토지거래 현황을 분석한 결과 경기도 개발제한구역의 토지 거래량은 2만8,477필지로 2018년(2만831필지) 대비 36.7% 늘어났다. 지난해 거래규모는 2006년 통계 집계 이래 가장 많다. 4년 전인 2015년(1만4,559필지)에 비하면 2배 가까이 늘었다. 경기도 전체 토지 거래량은 2018년 95만1,881필지에서 지난해 84만3,656필지로 11.4% 줄었지만 유독 그린벨트에서만 급증한 셈이다.


그린벨트 거래가 이처럼 폭증한 것은 현 정부가 추진하는 수도권 30만가구 공급의 영향이 가장 크다. 이들 대부분이 경기도 그린벨트에 조성되고 있다. 토지보상 등을 노린 수요가 그린벨트에 몰린 것이다. 3기 신도시 중 하나인 고양 창릉지구는 전체의 97%가량이 개발제한구역에 위치했을 정도다.

주요 지역을 살펴보면 왕숙지구가 있는 경기도 남양주시의 경우 지난해 그린벨트 거래가 전년 대비 80.7%나 급증했다. 일부 지역은 1년 만에 거래 건수가 10배 넘게 치솟았다. 한편 수도권 택지지구에 대한 보상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될 예정이다. 지존에 따르면 올해 전국 토지보상금 규모는 총 45조원이며 이 가운데 수도권에만 80%가량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금토지구 품은 성남 수정 990% 폭증>




본지가 지난해 토지거래 현황을 분석한 결과 공공택지 개발 붐을 타고 수도권 그린벨트 거래량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그린벨트 거래만 놓고 보면 경기도의 경우 역대 최고기록이며, 성남시 수정구는 1년 새 10배 이상 급증했다. 정부는 수도권 30만 가구 주택 공급을 위해 경기도와 인천지역에서 공공택지 개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 공공택지 상당수가 그린벨트에 위치해 있다. 개발 호재에 편승해 토지보상을 노리는 투자가 주를 이뤘다는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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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시 창릉신도시 전경./서울경제DB고양시 창릉신도시 전경./서울경제DB




◇ 개발 붐 타고 껑충 뛴 그린벨트 거래
= 수도권 공공택지 사업이 집중된 경기도와 인천에서 그린벨트 거래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대표적인 지역이 성남시 수정구다. 이곳에서는 금토동 일대 58만 2,900㎡에 조성되는 금토지구를 중심으로 그린벨트 땅이 지난해 5,918필지 거래됐다. 2018년 543필지 대비 990%가량 폭등한 수치다. 2013년(31필지)에 비하면 6년 만에 190배가량 치솟았다. 이곳은 기획부동산까지 유입되면서 한 개 필지 공동 소유자만 3,000명 이상인 토지도 있다.

조성 면적이 과천 신도시보다 큰 장상지구(221만 3,000㎡)가 위치한 안산 상록구는 2018년 640필지에서 지난해 967필지로 그린벨트 거래량이 1년 새 51% 껑충 뛰었다. 당수지구(68만4,000㎡)가 있는 수원 권선구 일대도 전년 102필지에서 지난해 61.8% 증가한 165필지를 기록했다.

3기 신도시 중 규모가 가장 큰 왕숙 1·2지구(1,100만㎡)가 위치한 남양주 그린벨트 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남양주의 경우 지난해 그린벨트 거래량이 2,597필지를 기록했다. 2018년(1,437필지)보다 80.7% 껑충 뛰었다. 대장지구(343만㎡)가 들어설 경기 부천시도 278필지에서 317필지로 거래량이 14% 늘어났다. 계양지구(335만㎡)의 인천 계양구도 569필지에서 618필지로 8.6% 거래가 증가했다.

◇ 전체 토지 증여도 역대 최대 =그린벨트를 포함한 전체 토지시장에서도 경기지역으로의 외지인 유입 비중이 증가했다. 경기도 토지의 외지인 매입 비중을 보면 2018년 28.9%에서 2019년에는 29.8%로 상승했다. 전체 땅 거래 중 외지인 매입 비율은 성남 수정구가 무려 48.1%, 하남시 47.2%, 인천 계양구 28.8%를 기록했다.

눈길을 끄는 것은 아파트와 마찬가지로 토지의 증여, 즉 대물림도 크게 늘어난 것. 전국에서 증여된 토지는 30만 340필지로 2013년 이후 가장 많았다. 이 가운데 경기에서도 5만 7,351필지가 증여돼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체 거래 중 비중으로도 6.8%에 달했다. 과천은 전체의 14.7%인 1,202필지의 증여가 이뤄졌다.

한편 ‘역대급’ 그린벨트 손바뀜 이후 올해부터 본격적인 토지보상이 시작될 예정이다. 신태수 지존 대표는 “올해 전국 토지보상액은 45조원으로 추정되며 이는 4대강 사업보다 많은 역대 최대치”라며 “특히 어느 때보다 수도권으로 토지 보상 쏠림이 심하다”고 분석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지역 커뮤니티에 남고 싶어하는 원주민의 특성상 토지보상금은 일대 토지와 주택 시장으로 흘러 들어갈 것”이라면서 “토지보상에 따른 주변 부동산 가격 상승도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재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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