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박정자는 무대 인생 60년을 기념해 연기 인생을 돌아보는 연극 ‘노래처럼 말해줘’를 선보인다. 일흔 아홉 살인 여배우는 1963년 데뷔 이래 한해도 빠짐 없이 연극 무대에 서 왔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특유의 카리스마를 넘어서 연극배우로서의 뜨거운 열정을 아낌없이 쏟아낼 예정이다. “여든 살의 연극배우가 얼마나 할 일이 많은지 때때로 나는 생각해요. 무대를 버리고 남은 재능 속으로 사라지는 것과, 계속 살아남아 끝없이 자신을 들어 올리는 것, 어느 쪽이 옳을까…” 잔잔한 재즈 피아노 선율을 타고 흐르는 그의 음성에서 20대의 열정과 인생을 관조하는 연륜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2월 6~16일,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배우 신구와 손숙은 ‘아버지와 나와 홍매’로 관객들을 만난다. 2013년 초연부터 함께 한 두 배우가 함께 무대에 오른다는 소식만으로도 관객들의 기대를 끌어올린다. 간암 말기인 아버지의 죽음을 앞둔 가족들의 일상 속에서 부모 자식간 사건과 가족들의 기억의 지점들을 섬세하게 풀어나가는 이야기가 덤덤하게 흘러가지만 객석에는 울음바다가 예고된다. 2월14 ~ 3월22일,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
KBS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에서 ‘촌므파탈’ 황용식으로 사랑받은 강하늘은 ‘환상동화’에 출연하고 있다. 세 명이 광대가 전쟁, 예술,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는 이 작품에서 그는 사랑 광대 역을 맡았다. 2006년 뮤지컬로 데뷔해 연극에서 먼저 두각을 나타냈던 그는 오랜만에 돌아온 무대에서 그는 혀짧은 목소리로 애교를 부리는 귀여운 사랑광대 캐릭터를 능청맞게 소화해 감탄을 자아낸다. 3월 1일까지, 동덕여대 공연예술센터 코튼홀.
관객과 평단을 사로잡은 탄탄한 극본의 작품들도 속속 무대로 돌아온다. 국내 연극에서는 처음으로 레플리카 프로덕션으로 무대에 오른 ‘렛미인’이 2016년 초연 이후 4년 만에 관객과 만난다. 스웨덴 소설이 원작인 이 작품은 뱀파이어 소녀 일라이와 소년 오스카, 일라이에게 헌신하는 하칸의 러브스토리를 그린 ‘잔혹 동화’다. 초연 당시 박소담이 맡아 화제를 모은 주인공역은 오디션을 통해 1,800명의 지원자 가운데 선발될 예정으로, 어떤 ‘루키’가 탄생할지 관심이 쏠린다. 5월 2일~ 6월 5일,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올해 창단 70주년을 맞은 국립극단의 라인업도 화려하다. 최고 기대작은 2015년 초연 이후 극단의 대표 레퍼토리가 된 고선웅 연출의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이다. 중국의 4대 비극 중 하나인 ‘조씨고아’를 각색한 작품으로, 자식까지 희생하며 복수를 이뤄낸 ‘정영’의 공허한 생을 통해 ‘과연 복수란 무엇인가?’ 라는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6월19일~7월26일, 명동예술극장.
맨부커상을 수상한 한강 ‘채식주의자’ 초연무대도 주목된다. 국립극단이 벨기에 리에주극장과 협업하는 ‘연출의 판’ 시리즈 일환으로, 벨기에 연출가 셀마 알루이가 각색과 연출을 맡았다. 5월6일~6월7일, 소극장 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