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고(故) 김광석씨 죽음을 둘러싸고 타살 의혹을 제기한 이상호 고발뉴스 기자가 김씨의 아내 서해순씨에게 명예를 훼손한 책임으로 1억원을 배상해야 한다는 2심 판단이 나왔다. 1심이 인정한 5,000만원보다 두 배나 배상액을 높였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 민사합의13부(김용빈 부장판사)는 서씨가 이 기자와 고발뉴스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2심에서 이 기자가 서씨에게 1억원을 배상해야 된다고 결정했다. 이 가운데 6,000만원은 이 기자와 고발뉴스가 공동으로 부담하라고 주문했다. 다만 이 기자가 감독을 맡은 영화 ‘김광석’의 상영을 금지해 달라는 청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기자는 영화 ‘김광석’에서 김씨의 타살 의혹을 제기하고 그 용의자로 서씨를 지목했다. 이후 김씨 딸 서연양의 사망과 관련해서도 서씨가 배후에 있을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 기자는 또 고발뉴스에 서씨가 김씨 타살의 유력한 용의자이며 시댁에서 저작권을 빼앗았다는 취지의 기사를 게재하기도 했다. 자신의 페이스북에 서씨를 ‘악마’라고 지칭하는 글도 올렸다.
이 기자는 김씨의 친형 광복씨와 함께 서씨를 유기치사, 소송사기 혐의 등으로 고소·고발했다. 하지만 경찰은 ‘혐의없음’ 결론을 내렸고 서씨는 이 기자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1심은 이 기자가 서씨에게 5,000만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중 3,000만원은 이 기자와 고발뉴스가 공동으로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2심은 1심의 배상책임을 두 배로 더 늘렸다.
2심 재판부는 “이 기자와 고발뉴스가 적시한 허위사실은 서씨의 인격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것”이라며 “의혹 제기를 넘어 진실로 단정하는 형식인데 이를 합리적이라고 볼 객관적 근거가 현저히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허위사실을 단순히 보도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이와 연계된 입법청원 유도, 공개적 고발, 기자회견 등의 방법으로 이를 유포해 매우 광범위한 대중이 이 주장을 접하게 됐다”며 “서씨의 정신적 고통도 그만큼 가중됐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