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우려로 대학가에서는 새 학기를 앞두고 중국 유학생 수용에 대한 고민이 커지고 있다. 처음으로 입국 연기를 권고하는 대학이 나타난 가운데 교육부도 유학생을 대상으로 한 방역대책 마련에 나섰다.
부산외대는 29일 최근 유행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예방을 위해 춘제 연휴에 중국에 간 유학생 600여명에게 오는 2월 말 이후로 입국 연기를 권고하는 메일을 발송했다. ‘우한 폐렴’으로 불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진 가운데 대학 차원에서 유학생 입국 연기 방안을 내놓은 것은 처음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대학에 재학 중인 중국인 유학생은 약 7만명으로 전체 외국인 유학생(16만164명)의 44%에 달한다. 부산외대 외 다수의 학교들도 중국 유학생 현황파악에 나서거나 등교 자제를 요청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전남대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불똥으로 중국 유학생들이 졸업시험 참석에 어려움을 겪는 일도 발생했다. 전남대에 따르면 이날 총 12명의 중국인 유학생이 졸업시험을 볼 예정이었는데 3명의 유학생들이 중국으로 귀국했다가 복귀하지 못했고 다른 3명의 학생들은 연락이 닿지 않는 상황이다. 중국 내 바이러스 전파로 교통이 통제되면서 한국으로 오는 데 어려움을 겪은 탓으로 분석된다. 전남대는 해당 학생들에게 추가 시험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며 중국에서 돌아온 학생들과 교직원들에게 자가격리를 권유하는 등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교육부도 정부 차원에서 중국 유학생으로 인한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대책을 세우고 있다. 이날 교육부는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주재로 중국 유학생이 많은 26개 대학·전문대학의 국제교류처장 등 관계자들이 참석하는 협의회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중국 후베이성을 다녀온 유학생들의 현황을 파악하고 해당 학생들은 증상이 없더라도 2주간 자가격리하는 방안 등이 논의됐다. 이 자리에서 유 부총리는 “중국 유학생 및 중국 방문자에 대한 감염병 예방관리는 국민 전체의 안전과 직결된 사안”이라며 “대학에서 해당 학생들에 대해 주기적인 건강상황 점검 등을 면밀하게 관리해주시기를 부탁한다”고 밝혔다. 특히 이날 회의에서는 졸업식이나 신입생 오리엔테이션(OT) 등 대규모 인원이 참여하는 대학 행사를 연기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교육부 대책 마련과 별개로 학교에서는 마스크 착용이 일상화되는 등 바이러스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이날 졸업식이 열린 광주의 한 고등학교에서는 방송으로 교장선생님이 축사를 하고 마스크를 쓴 학생들이 교실에서 담임선생님에게 졸업장을 받는 풍경이 연출됐다. 이외에 다수의 학교에서도 마스크를 쓴 채로 수업이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