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국무총리가 30일 사회적 대화 전문가들과 비공개 만남을 가진다. 취임에 앞서 제안했던 사회적 대화 모델 ‘한국판 목요클럽(목요대화)’의 밑그림 그리기를 시작하는 것이다.
목요클럽은 23년간 매주 국민과 대화했던 타게 에를란데르 스웨덴 전 총리의 소통 모델로, 문재인 대통령도 정 총리의 대화체 아이디어에 대해 큰 기대감을 드러낸 바 있다. 이번 만남을 계기로 사회 통합과 협치를 위한 대화체가 윤곽을 드러내고 속도도 낼 것으로 보인다.
총리실에 따르면 정 총리는 이날 서울 총리공관에서 관련 전문가들과 만찬 회동을 한다. 총리실 고위 관계자는 “본격적인 운영에 앞서 앞으로 대화체를 어떻게 이끌어 나갈 지에 대한 생각을 나누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운영 주기나 방식 등에 대한 아이디어를 구하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앞서 정 총리는 여러 차례 스웨덴 목요클럽의 국내 접목 의지를 밝혔다. 지난해부터 심각해지고 있는 사회 분열을 극복하는 차원에서 에를란데르 전 총리가 당시 좌우갈등이 극심했던 스웨덴 사회에서 정기적 대화를 통해 소통과 협치를 이끌어냈던 사례를 주목한 것이다.
■문대통령 “새로운 협치 모델로 기대”
정 총리는 지난 7일 인사청문회 당시 “목요클럽과 같은 대화 모델을 되살려 각 정당과 각계각층의 대표들을 정기적으로 만나겠다”며 “격의 없는 만남과 진정성 있는 소통으로 정부·의회 간 협치를 이뤄내고 다양한 사회갈등 해결의 계기를 만들어나가겠다”고 밝혔다.
또 지난 16일 세종 청사에서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도 “정치인들과만 소통 하는 게 아니라 국민, 각 부처와도 잘해야 한다”며 “요즘 세상이 복잡다단해서 조정하는 게 굉장히 큰 일”이라고 말했다. 정 총리는 “마음을 열어 놓고 일을 대하면 승률이 높아질 거라는 소신이 있다”며 “그런 걸 잘 해봐야 되겠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목요클럽 운영은 빠르면 2월부터 가능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정 총리의 ‘목요클럽’ 구상은 문 대통령도 지지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0일 첫 총리-대통령 주례회동에서 “목요대화(목요클럽)에 대해 의지를 가지고 꾸준히 운영해달라”며 “새로운 협치와 소통의 모델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총리실 인사도 ‘협치’ 키워드로
이런 가운데 정 총리는 취임에 따른 총리비서실 인사도 ‘협치’를 키워드로 놓고 진행하고 있다. 차관급인 총리비서실장에 김성수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내정한 가운데 1급인 공보실장, 정무실장, 민정실장 등에 대한 인선 작업도 진행 중이다. 여권에 따르면 정 총리는 공보실장에 김영수 전 국회 대변인을, 정무실장에 정기남 전 국민의당 홍보위원장을, 민정실장에 권오중 전 서울시 정무수석비서관을 각각 내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대변인은 정치인이 아닌 기업인 출신이다. 현대아산에서 홍보와 대북 업무 등을 담당하다가 정 총리가 20대 국회 전반기 의장을 맡을 때 국회 대변인으로 임명됐다. 정 전 위원장은 2017년 대선 당시 안철수 후보 캠프 홍보부본부장, 권 전 수석은 박원순 서울시장 비서실장 출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