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는 5G 구축과 관련한 안보위험에 대처하기 위해 이날 발표한 지침에서 위험성이 큰 공급자는 핵심 기반시설에서 배제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화웨이를 비롯해 특정 국가나 업체를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았으며, 특정 공급자에 대한 명백한 금지를 촉구하지도 않았다. 로이터통신은 이는 5G 네트워크 구축에 화웨이 장비를 일부 허용하기로 한 영국의 사례를 따른 것이며 미국에 또 한 번의 타격을 준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이번 지침은 권고안으로 법적 구속력이 없다. EU에 이어 캐나다도 화웨이 조건부 사용을 여러 방안 중 하나로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화웨이 허용 분위기가 확산되는 가운데 미국은 압박을 이어가고 있다. 이와 관련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EU 중 가장 먼저 화웨이 장비를 조건부로 허용한 영국을 방문한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런던으로 향하면서 취재진에게 “미국은 영국이 화웨이와 관련해 이미 내렸던 것과 다른 결정을 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EU가 화웨이 사용과 관련해서는 미국과 중국의 입장을 고려하고 있지만 정보기술(IT) 기업 육성에서는 자국의 이익을 최우선순위에 두고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29일 “미국과 중국의 거대 IT기업이 주도권을 쥐고 있는 방대한 데이터 시장에서 유럽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며 “이를 위해 데이터 단일시장 구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집행위는 데이터 공유를 방해하는 규정을 폐지하고 거대 온라인플랫폼이 일방적으로 데이터 접근과 사용에 대한 조건을 부과하거나 불균형적으로 이득을 취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규정 도입도 시사했다. 장벽을 없앤다는 근본 취지에 맞춰 집행위는 몇 달 안에 지리·환경·기상·통계·기업정보 등 더 많은 공공 데이터를 유럽 기업들에 무료 개방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