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경제 안전벨트 더 단단히 매야 한다

올해 반등을 기대했던 한국 경제가 ‘우한 폐렴’ 확산으로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을 지난해보다 0.39%포인트 올려 잡은 2.4%로 전망했지만 물거품이 될 공산이 커졌다.

대형 전염병은 인명피해를 내는 데 그치지 않고 국가 경제에도 치명상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초기 대응이 중요하다. 실제로 2003년 사스 사태 때는 경제성장률이 0.25%포인트, 2015년 메르스 때는 0.2%포인트 떨어지는 등 우리 경제에 적지 않은 피해를 줬다. 현재로서는 우한 폐렴의 충격파가 어느 정도일지 가늠하기 어렵지만 사스 때보다 전파 속도가 빠르다는 점에서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벌써부터 여기저기서 부정적인 시그널이 들려온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우한 폐렴을 “매우 심각한 문제”로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기존 전망보다 1.2%포인트 떨어질 수 있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우한 폐렴 사태로 올 1·4분기 중국 경제성장률이 2%대 그칠 것이라는 비관론까지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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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태가 장기화하면 소비가 얼어붙으며 세계 경제가 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점도 걱정스럽다. 특히 중국 수출 비중이 26%에 달하는 우리는 큰 충격을 받을 게 자명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회복 조짐을 보이는 반도체 경기가 다시 꺾일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중국과 긴밀히 연결된 국가들의 경제 사이클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국제통화기금(IMF)의 경고가 심상치 않은 까닭이다.

그렇다고 속수무책으로 보고만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정부는 방역에 힘을 쏟는 동시에 경제 분야에서도 위기대응 매뉴얼을 가동해 악영향을 최소화해야 한다. 산업별 실태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한편 우한 폐렴으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는 기업에는 전세기를 띄운다는 심정으로 구제책을 적극 펼쳐야 한다. 우한 폐렴 사태가 끝난 후 한국 경제가 또 다른 고통을 받는 일이 없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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