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Car&Fun] "차 뽑을땐 '사명감 있는 딜러'부터 찾으세요"

■'기아차 최연소 그랜드마스터' 정성만 부장이 전하는 구매 꿀팁

"할인·무상 서비스 내밀기보단

대출·할부 등 구매때 겪는 어려움

적극적으로 돕는 딜러가 '진짜'

판매 후에도 고객과 교류 지속

21년 누적판매 4,000대의 비결"

정성만 기아차 울산지점 부장이 ‘스팅어’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오승현기자정성만 기아차 울산지점 부장이 ‘스팅어’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오승현기자



“세일즈에 대한 사명감, 고객과 함께하려는 태도를 유심히 살피면 분명 좋은 자동차 딜러를 만날 수 있습니다.”

기아자동차의 12번째 ‘그랜드 마스터’(누적 판매 4,000대)에 오른 정성만(사진) 기아차(000270) 울산지점 부장이 전한 좋은 딜러를 판별하는 ‘꿀팁’이다. 그는 ‘더 높은 할인율’과 ‘무상 서비스’에 집중하는 딜러를 좋게 보지 않는다. 대신 “고객이 처한 어려움을 편안한 친구처럼 도와주는 딜러가 진짜”라며 “딜러는 단순히 마트에서 물건을 계산해주는 사람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정 부장은 고객이 삶의 동반자로서 차량을 구매하는 본질을 잡아내고, 이를 성심성의껏 뒷받침하는 게 딜러의 역할이라고 믿는다.

정 부장은 지난 1999년 기아차에 영업 공채로 입사한 뒤 21년 만에 최연소로 누적판매 4,000대를 기록했다. 지난 21년 동안 이틀에 한대의 차량을 판매한 셈이다. 그야말로 자동차 판매의 달인이다. 특히 그는 기아차 국내영업본부에서는 입지전적인 인물로 통한다. 정 부장이 최연소 그랜드 마스터에 오른 지역이 바로 현대차(005380)의 안방인 울산지역으로, 그는 이곳에서 판매왕을 9번이나 차지했다.

0315A19 기아차‘그랜드마스터’가 말하는


자동차 판매 달인의 비결은 뭘까. 대단한 걸 기대했지만 교과서 같은 답이 돌아왔다. “상담을 통해 상품과 기능을 정확히 설명하고 구매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을 적극적으로 돕는 딜러를 택하면 된다”는 것. 자신을 대표적인 사례로 들었다. 정 부장은 “지난 1년 동안 단 한 번도 현금 할인을 한 적이 없다”며 “대신 고객님에게 ‘당신이 그토록 원하던 차를 내 모든 지식과 네트워크를 통해 정확하게 구매하도록 돕겠다’고 하면 열에 아홉은 저를 통해 구매한다”고 말했다. 심지어 그는 고객에게 돈을 더 부담시키기도 한다. 정 부장은 “서비스 선팅을 하더라도 고객에게 솔직하게 품질 차이를 얘기하고 추가금을 부담해 고품질을 선택하도록 유도한다”며 “대부분 고객은 저의 제안을 신뢰감 있게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정성만 기아차 울산지점 부장이 ‘K9’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오승현기자정성만 기아차 울산지점 부장이 ‘K9’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오승현기자


고객들이 정 부장에게 열광하는 이유는 이런 솔직한 모습 뿐 아니라 헌신적인 태도에도 있다. 그는 고객이 원한다면 없는 금융 상품도 만들어낸다. 그는 “2000년대 초반 토요타의 프리미엄 브랜드 렉서스가 미국을 점령했다는 기사를 봤는데 비결을 보니 차가 아니라 장기렌트·오토리스라는 금융 프로그램이었다”며 “고객들이 렉서스가 좋아서가 아니라 무이자 120개월 금융상품이 벽을 낮췄다는 걸 깨닫고 당장 은행으로 달려갔다”고 전했다. 그는 당시 울산지역에서 알고 지내던 농협 지점장과 친구들을 설득해 자신의 고객들이 차량을 구매할 때 기아차가 제공하는 할부상품 보다 저렴한 대출을 제공했다. 은행 입장에서는 대출 영업이 발생하고 고객 입장에서는 기존 할부보다 저렴한 금융으로 차량을 구매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울산의 농촌 지역인 서생, 간절곶 등지에서는 농협 조합장과 차량 구매 상품을 만들어 1년에 1톤 트럭 100대를 판매하기도 했다.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정 부장은 한 번 인연을 맺으면 고객의 모든 것을 돕는다. 기아차 판매왕으로서 그간 쌓은 세일즈 노하우를 식당 영업에 어려움을 겪는 고객에게 조언하는 식이다. 직접 도움을 주기도 한다. 그는 지역 유력 일간지에 자비로 광고비를 부담하는 ‘대신광고’를 통해 고객의 사업장을 홍보해주기도 한다. 정 부장은 “고객들이 실제 광고를 보고 찾아오는 손님이 늘었다면서 제가 찾아가면 음식값도 안 받는다”며 “고객의 성장이 곧 나의 성장임을 알기에 힘 닿는 데까지 도와드리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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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만 기아차 울산지점 부장이 자신이 세일즈맨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말하고 있다. /오승현기자정성만 기아차 울산지점 부장이 자신이 세일즈맨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말하고 있다. /오승현기자


천상 세일즈맨으로 보이는 정 부장이지만 처음부터 이 길을 택한 것은 아니다. 그는 원래 지역농협 입사를 고려했다. 20대 후반 지역농협 입사와 기아차 영업 특채라는 진로를 놓고 그는 주변 지인 10명의 의견을 취합했다. 9명이 지역농협을 권유했고 단 1명이 영업을 택하라고 답했다. 그 1명이 바로 현재 그의 아내다. 정 부장은 “당시 아내가 지금 당장은 세일즈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지만 앞으로는 달라질 것”이라며 “세일즈를 해야 인생이 훨씬 가치있게 펼쳐진다는 말에 힘을 얻어 단번에 결정했다”고 말했다. 영업의 길은 순탄하지 만은 않았다. 그는 “초반에는 세일즈맨을 바라보는 주변의 선입견이 참 힘들었다”며 “그러다 세일즈의 인식을 개선하자는 사명이 생겼고 여기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직도 사명을 실천 중이다. 목표를 물어보니 여느 판매왕과는 다른 답변이 돌아왔다. 정 부장은 “차를 많이 팔겠다는 제 목표가 아니다”라며 “‘정성만’이라는 브랜드를 통해 세일즈가 ‘상놈’의 일이 아닌 고도의 기술로서 인정받도록 가치를 높이는 게 꿈”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서종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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