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신종 코로나 장기화땐 성장률 0.4%P↓…올 2% 달성도 캄캄

[C스톰 엄습하는 한국경제]

對中 수출비중 25%에 달해

中 내수 꺾이면 쇼크 불가피

반도체 중심 반등시점도 지연

무역갈등 등 더해 불확실성 증폭

"더블딥 빠질 가능성 커져"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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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몸살을 앓으면서 대중 수출 비중이 25%에 달하는 한국 경제는 그야말로 대형 암초를 만나게 됐다. 정부는 올해 2.4%의 성장률을 기대하고 있지만 신종 코로나 사태가 중국은 물론 한국에서도 장기화할 경우 올해 1·4분기 경제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0.6~0.7%포인트, 연간 최대 0.2%포인트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전망도 나온다. 특히 블룸버그 산하 경제 연구소인 블룸버그 인텔리전스(BI)는 성장률이 0.4%포인트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2.0%도 녹록지 않다는 얘기다. 정부는 내심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이 반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이번 사태로 반등 시점도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한은, 사스·메르스 때보다 상황 심각




한국은행이 중국발 한국 경제 파장을 경고했다. 한은은 2일 해외경제포커스를 통해 “신종 코로나 확산이 장기화될 경우 중국 서비스업은 물론 제조업 등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신종 코로나 확산이 지난 2003년 사스 발병 때와 달리 여러 경제적 위험 요인이 있다고 지적했다. 사스 당시 중국은 투자가 소비 악화를 상쇄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디레버리징(부채 감축) 정책과 세계 교역 여건 악화로 투자 여력이 약해졌다는 것이다. 심지어 신종 코로나의 경우 사스보다 전염병 확산속도가 빠른 상황이다. 사스는 최초 발병 이후 확진자가 1,000명에 이르는 데 4개월이 걸렸지만, 신종 코로나는 불과 1개월 만에 1,000명을 넘겼다.

한은은 2003년 사스와 2015년 메르스로 인한 우리 경제성장률 하락 효과는 각각 연간 0.1%포인트, 0.3%포인트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정부는 잇따라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면서 과거 사스와 메르스로 인한 경제 영향 사례를 보면서 이번 신종 코로나에 대해 시나리오별 경제 영향을 분석하고 있다.


중국 내부에서조차 성장률 둔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중국 최대 싱크탱크인 사회과학원은 신종 코로나의 영향으로 중국 1·4분기 성장률이 5% 밑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 결과를 내놓았다. 이에 대해 강인수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당초 중국이 올해 6%대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는데 이런 돌발사태가 발생하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한국 등 주변국에 미치는 파급효과도 클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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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수출은 14개월째 내리막길



한국 수출의 25%를 차지하는 중국의 내수와 성장률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한국 수출은 그야말로 비상등이 켜졌다. 수출은 14개월 내내 뒷걸음질치고 있다. 올해 1월 수출은 433억5,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6.1% 줄면서 2018년 12월 이후 14개월 연속 감소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신종 코로나 확산으로 올해 1·4분기 중국 국내총생산(GDP)이 감소할 경우 국내 명목 수출액이 1억5,000만~2억5,000만달러 감소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중국 GDP가 1% 하락하는 충격이 발생하면 한국의 중국 수출이 0.5%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수출 타격은 고스란히 성장률 저하로 이어진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이번 사태로 연간 경제성장률이 0.1~0.2%포인트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고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이번 사태로 한국의 1·4분기 경제성장률이 0.4%포인트 하락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성태 한국개발연구원(KDI) 동향전망실장은 “사스 때보다 중국 경제에 타격이 더 클 수 있다”면서 “신종 코로나가 장기화하면서 중국 서비스나 운송 등 내수산업을 넘어 제조업에까지 영향이 확대되면 한국 경제는 수출과 내수에 모두 타격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우리 경제가 더블딥에 빠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한국 경제의 불확실성은 증폭되는 상황이다. △미중 간 무역갈등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확산 △한일 통상마찰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등에 이어 신종 코로나 사태까지 발생하면서 갈 길 바쁜 한국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는 형국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신종 코로나의 영향으로 중국 생산활동에 차질이 빚어지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어 사스나 메르스 때보다 타격이 커질 수 있다”면서 “이 경우 우리나라 중간재 수출에 직격탄이 돼 경기가 더블딥에 빠질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라고 말했다./세종=조지원·김우보기자 jw@sedaily.com

조지원·김우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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