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이정도 조치로 바이러스 유입 막을수 있겠나

정부가 중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 폐렴) 감염과 관련해 후베이성을 2주간 방문한 외국인의 입국을 4일부터 금지하는 조치를 발표했다. 후베이성을 방문한 한국인은 2주간 자택에서 격리하고 제주도에 대한 무사증 입국제도도 일시 중단한다. 이미 중국 내 감염자가 1만명을 넘어섰고 중국 밖에서도 2, 3차 감염자가 잇따르자 전문가들의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입국제한이라는 카드를 꺼낸 것이다.


문제는 후베이성 여행 외국인에 국한한 입국제한으로는 감염사태 확산을 막기 어렵다는 점이다. 이미 지역사회의 대유행이 후베이성뿐 아니라 중국 내 다른 대도시로 확산된 뒤이기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 확진자 수는 1일 기준으로 우한(7,153명)을 제외하고도 항저우(537명), 광저우(436명), 정저우(352명), 창사(332명), 난징(237명) 등에서 급속히 늘어났다. 우리 의사협회도 이런 상황을 감안해 1일 3차 대국민 담화문을 내고 이들 5개 도시에 대한 입국제한을 촉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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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중국 전체를 대상으로 입국을 제한한 나라들이 수두룩하다. 미국은 지난달 31일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2일 오후5시부터 최근 2주간 중국을 다녀온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하기로 했다. 호주도 1일 중국발 외국인 여행객들의 입국을 금지했다. 이밖에 말레이시아·싱가포르·북한 등도 비슷한 조치를 취했고 과테말라 등 청정지대라는 중남미 국가들도 동참했다. 베트남·이탈리아·파키스탄은 중국 항공편 운항을 중지시켰다. 외국인에 대한 입국제한 조치를 후베이성 발로 국한한 곳은 한국과 일본 정도다.

중국 내 주요 도시들이 지역사회 대유행 사태에 접어든 만큼 입국제한 조치를 중국 전역으로 확대해야 한다. 일본을 따라 후베이성으로 국한하는 것은 뒷북을 치는 것이고 실효성도 뒤떨어진다. 신종 코로나 대유행의 블랙홀에 빨려들지 않으려면 과감한 선제조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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