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를 ‘관광의 해’, ‘방문의 해’로 지정하고 관광특수를 기대했던 지방자치단체가 연초부터 불어 닥친 초대형 악재로 비상이 걸렸다. 신종 코로나 여파가 워낙 커 관광객 유치를 위한 마케팅은 사실상 손을 놓은 채 전전긍긍하고 있다.
2일 지자체에 따르면 대구시는 경북도와 손잡고 올해를 ‘대구경북 관광의 해’로 설정하고 외국인 200만 등 총 4,000만명의 방문객을 유치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 사태로 당분간 중국 관광객 유치는 사실상 힘들게 됐다. 특히 대구 외래관광객 10명 6명이 중국을 포함한 중화권 관광객이어서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당장 올해 중국 수학여행단 1,200명을 비롯해 예술단 교류, 기업 인센티브 포상관광 등 특수목적의 단체관광객을 적극 유치할 계획이었으나 초반부터 차질을 빚을 수 밖에 없게됐다.
게다가 대구 관광의 ‘효자’로 떠오른 대만 관광객은 중국말을 쓴다는 이유로, 관광지 등에서 중국 관광객으로 오해받으며 거부당하는 등 선의의 피해를 입는 실정이다. 이달 말부터 대구시민의 날(21일) 및 대구시민주간(21~28일), 대구FC 개막전(29일), SBS K팝 콘서트(3.8) 등 관광객이 몰리는 대규모 행사가 줄줄이 예정돼 있으나 사태가 진정되지 않으면 개최가 불투명하다. 대구시 관계자는 “중국 관광객 유치 마케팅을 일단 보류한 채 현지 동향을 지속적으로 파악하며 유관기관과 대응책을 모색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경북의 경우 다음달 말까지 우한이 위치한 중국 후베이성 등의 다도협회, 기업 대표단, 축구 교류단 등에서 530명이 경북을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모두 보류됐다. 경북도 관계자는 “사태가 길어지면 중화권 관광객 유치를 위해 4월과 5월 중국에서 계획했던 관광홍보 설명회를 태국·인도네시아 등 다른 지역으로 변경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대전시 역시 ‘대전 방문의 해’ 2년차를 맞아 ‘관광객 1,000만 시대’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웠으나 예상치 못한 대형 악재로 계획 차질을 우려하고 있다. 설을 맞아 대전역 광장에서 귀성객 등을 대상으로 방문의 해를 홍보하는 등 분위기 띄우기에 나섰으나 코로나 사태로 관련 논의를 중단한 상태다. 한선희 대전시 문화체육관광국장은 “사태가 장기화되면 지역경제 위축은 물론 관광객 1,000만 시대 달성도 지연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인천의 해양·관광 업계가 된서리를 맞고 있다. 1,000억원이 넘는 사업비를 들여 지난해 개장한 인천항 크루즈 전용 터미널의 경우 ‘개점 휴업’ 상태에서 신종 코로나까지 덮쳐 사정이 심각하다.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갈등 여파로 지난해 인천에 기항한 크루즈가 10척에 그친데 이어 올해 기항할 예정인 크루즈도 13척 운영도 불투명해졌다. 지난해 103만명이 이용한 인천∼중국 10개 노선 국제카페리 업계도 지난주부터 여객 수송을 잠정 중단한 상태다. /대구·안동=손성락기자 ssr@sedaily.com 대전=박희윤기자 hypark@sedaily.com 인천=장현일기자 hicha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