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카드가 국내 카드사로는 처음으로 영국 프리미엄 백화점 ‘하비니콜스’와 손잡고 공동 마케팅에 나선다. 개인의 소비 성향·패턴 등을 집중 분석해 맞춤형 혜택을 제공하는 삼성카드의 빅데이터 마케팅이 한국 시장 공략을 위한 지름길로 글로벌 유명 브랜드 사이에 입소문이 나면서다. 삼성카드는 하비니콜스를 시작으로 루이비통 등 글로벌 기업과 협업을 확대하고 빅데이터 서비스를 새로운 먹거리로 키울 계획이다. 카드회사를 넘어 빅데이터 기업으로 진화하겠다는 삼성카드의 전략이 현실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3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하비니콜스는 이르면 오는 7일부터 삼성카드의 빅데이터 기반 개인화 서비스인 ‘삼성카드 링크(LINK)’를 통해 한국 시장을 직접 겨냥한 마케팅을 최초로 개시한다. 삼성카드가 개인의 소비 패턴과 선호 업종, 결제 주기, 자산·소득·소비 규모 등을 분석해 하비니콜스를 이용할 가능성이 높은 소비자를 골라내면 이들에게 선별적으로 일정 기간 10~15%의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이번 협업으로 ‘삼성카드 링크’를 처음으로 해외시장으로까지 확대하게 됐다”며 “하비니콜스 역시 효과적으로 한국 시장을 공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의 3대 백화점으로 꼽히는 하비니콜스는 전 세계 유명 프리미엄 브랜드 가운데서도 화제성·스타일을 기준으로 엄선된 아이템만 입점하는 곳으로 이름이 높다. 데이비드 베컴과 빅토리아 베컴 부부가 즐겨 찾는 백화점으로도 알려졌다. 영국(8곳)과 홍콩(2곳),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등에 총 14곳의 지점을 두고 있지만 한국·중국·일본 등 아시아 주력 시장에는 아직 본격적으로 진출하지 않은 상태다.
이번 공동 마케팅은 하비니콜스가 먼저 삼성카드에 협업을 요청하면서 성사됐다. 카드 결제 시 각종 혜택을 연결해주는 CLO(Card Linked Offer·카드링크오퍼) 서비스 관련 기업들로 구성된 국제CLO협회 ‘카드링스(Cardlinx)’에서 지난해 말 삼성카드 링크가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소개된 것이 계기가 됐다. 삼성카드는 지난 2014년 국내 카드업계 최초로 빅데이터 기반의 CLO 서비스인 삼성카드 링크를 출시한 뒤 이마트 트레이더스, 스타벅스, 이디야커피 등 국내 기업들과 다양한 빅데이터 마케팅을 펼쳐왔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하비니콜스가 한국·중국 등 음력설을 쇠는 국가들을 대상으로 마케팅 방법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링크의 성공 사례를 접하고 먼저 협업을 요청했다”며 “앞으로 루이비통을 포함해 카드링스 소속 글로벌 기업들과 협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카드링스에는 하비니콜스·루이비통뿐 아니라 애플·마이크로소프트·마스터카드·힐튼·페이스북 등 각 분야의 글로벌 기업 50여개가 가입해 있다.
삼성카드는 빅데이터 마케팅 서비스를 새로운 수익 모델로 키울 계획이다. 카드업만으로는 생존할 수 없다는 절박감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제까지 삼성카드는 링크 서비스를 무상으로 협력 업체에 제공해왔다. 서비스가 초기 단계인데다 국내 법·제도적 미비로 인해 빅데이터 활용 범위·역량에 제약이 많았기 때문이다. 유상으로 빅데이터 마케팅을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인 해외와는 실정이 달랐다. 하지만 올 하반기 ‘데이터 3법’ 시행을 계기로 빅데이터 활용의 새 지평이 열리게 되면서 삼성카드 역시 링크를 포함한 다양한 빅데이터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대형 파트너사를 중심으로 수익 모델로 전환해 운영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