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내증시

IT·2차전지 선봉..외국인 올 최대 순매수

■ 코스피 반등…2,150선 회복

삼성전자·LG화학 등 5,000억 '사자'…저점 매수 나선듯

美 제조업 확장국면 진입 소식도 투자심리 개선 이끌어

일각선 "신종 코로나 탓 경기 침체…반등세 지속 불확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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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이슈가 본격화한 지난달 20일 이후 7% 가까이 하락했던 코스피지수가 오랜만에 급등세를 탔다. 외국인이 정보기술(IT) 업종과 2차전지 산업 관련주를 중심으로 5,000억원 가까운 매수세를 나타내면서 올해 들어 최고 순매수액을 보인 영향이 컸다. 신종 코로나에 눌린 장세가 안정화에 들어서면 IT와 2차전지주들이 선봉에 설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4일 주식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84%(39.02포인트) 오른 2,157.90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 강세를 견인한 것은 외국인이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총 4,878억원을 순매수했다. 이는 올해 외국인의 유가증권시장 내 순매수 규모 중 최대다. 전날 춘제 후 처음으로 개장한 중국 증시가 예상 수준의 낙폭에 그치며 투자심리를 다소 안정시키면서 외국인이 코스피지수가 과도하게 하락했다고 보고 ‘저점 매수’에 들어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실제로 코스피지수는 신종 코로나의 국내 첫 확진환자가 나타난 지난달 20일 2,262에 마감한 후 지난 3일까지 6.4%나 하락하며 2,100대 초반까지 내려앉았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총 1조8,500억원어치의 주식을 팔아치웠다.


증권가에서는 국내 증시 펀더멘털에 비해 주가 하락폭과 외국인의 매도세가 지나치게 큰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돼왔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123조원에서 올해 159조원으로 29% 반등할 것으로 전망됐다. 김동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확진자 수뿐만 아니라 인구 대비 확진자 비율과 코스피의 낙폭은 다른 시장에 비해 과도하다”며 “반도체 업종 기반인 한국시장의 이익추정치도 전 세계에서 최상위권”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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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이날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사들인 종목은 반도체·인쇄회로기판(PCB)·2차전지 관련 대형주였다. 외국인은 전기·전자, 화학업종에서 각각 3,254억원과 757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대형주의 경우 총 5,084억원을 순매수했다. 종목별로도 삼성전자(2,115억원), LG화학(1,004억원), 삼성SDI(706억원), SK하이닉스(230억원), 삼성전기(194억원) 등 IT·2차전지 관련 대형주를 가장 많이 담았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실적 성장이 기대되면서도 주가가 많이 빠진 업종을 중심으로 외국인이 매수에 들어갔다”며 “2차전지주의 경우 최근 테슬라의 주가가 급등한 점도 영향을 줬다”고 해석했다. 테슬라는 3일(현지시간) 전 거래일보다 19.89% 오른 78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 1월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0.9를 기록하며 지난해 7월 이후 처음으로 확장 국면에 진입하면서 외국인의 투자심리가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 ISM 제조업 PMI는 미국 제조업체들의 경기를 가늠하는 지수로 50이 넘으면 기업 사이에 경기 확장 기대가 크다는 것을 뜻한다. 중국이 신종 코로나 감염을 진정시키기 위해 공격적인 경기부양책을 펼칠 것이라는 전망도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이 같은 증시 흐름이 지속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오 센터장은 “신종 코로나 확산 여부와 이로 인한 제조업 침체 여부 등이 모두 불확실하다는 점에서 현재 주식시장이 연속성 있게 반등세를 탈 수 있을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심우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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