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그룹이 3년 연속 2조원이 훌쩍 넘는 당기순익을 거두며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베트남 자산 1위 은행인 BIDV에 국내 은행 사상 최대 규모의 해외투자를 베팅한 데 따른 이익이 가시화하기 시작한데다 투자은행(IB) 부문 강화 전략에 따라 수수료 이익도 큰 폭으로 늘었다.
4일 하나금융은 지난해 연간 연결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7.8% 증가한 2조4,084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지주 출범 이후 최대 실적이다. 하나금융은 2017년 연간 순이익 2조원을 돌파한 후 3년 연속 2조원대 순이익을 달성했다. 지난해 4·4분기 순이익만 놓고 봐도 전년보다 7.6% 증가한 3,672억원을 기록했다.
글로벌 이익과 비이자 수수료 이익이 최대 실적을 이끌었다. 핵심 자회사인 하나은행은 지난해 7월 지분 15%를 인수한 베트남 BIDV 은행 투자 관련 파생이익으로 2,280억원을 거뒀다.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가장 높은 성장세로 주목받고 있는 베트남의 최대 은행에 유일한 전략적 투자자로 진입한 만큼 앞으로 BIDV로부터의 이익 기여도는 더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다.
그룹 핵심이익도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수수료 이익은 그룹의 IB 부문 경쟁력 강화와 관계사 간 협업 증대 노력의 결실로 전년보다 1.5% 증가한 2조2,565억원을 시현했다. 하나금융은 그동안 김정태 회장의 ‘원 투자은행(One IB)’ 전략에 따라 대체투자 부문에서 두각을 드러내왔다. 이자이익도 우량 중소기업 위주의 자산 성장과 핵심 저금리성 예금 증가에 힘입어 전년보다 2.1% 증가한 5조7,737억원을 기록했다.
전사적인 리스크 관리 강화로 자산 건전성도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했다. 대손비용률은 전년 수준인 0.18%를 유지했고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11%포인트 하락한 0.48%를 기록했다. 연체율도 0.3%로 전년보다 0.07%포인트 개선됐다. 그룹 총자산은 540조8,630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9.7% 증가했다.
계열사별로 보면 하나은행의 지난해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은 2조1,565억원으로 전년보다 3.4% 증가했다. 통합은행 출범 이후 최대 실적이다. 이자이익과 수수료이익을 합친 은행 핵심이익도 2.7% 늘어난 6조3,004억원에 달했다.
비은행 계열사 가운데 이익 기여도가 가장 큰 하나금융투자의 연간 당기순이익은 2,803억원으로 전년보다 84.3% 급증했다. 인수주선·자문 수수료가 55% 증가하면서 그룹 IB전략의 핵심으로 도약하고 있다는 평가다. 하나금융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하나금투에 대해 4,997억3,000만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의결했다. 2018년부터 적극적인 자본 확충에 나선 하나금투는 이로써 자기자본 4조원 문턱을 넘어 ‘초대형 IB’ 대열에 합류하게 됐다.
반면 가맹점수수료 인하의 직격탄을 맞은 하나카드는 연간 당기순이익이 563억원으로 전년보다 47.2% 급감했다. 하나캐피탈은 1,078억원, 하나생명은 23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각각 시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