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 스포츠 문화

단골 소재 세계대전서 불평등 이슈까지...오스카 불꽃경쟁

[아카데미 시상식 D-4...'기생충'과 경쟁 후보작 보니]

관객 전쟁 포화속 이끄는 '1917'

나치 추종 소년 성장기 '조조래빗'

전통 선호 소재 1·2차 대전 다뤄

여성 주체적 시선 '작은 아씨들'

'조커' 등 불평등 소재까지 가세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수상 기대감 속에 열리는 92회 아카데미 시상식이 성큼 다가왔다. 한국 시간으로 오는 10일 로스앤젤레스 돌비 극장에서 열리는 올해 시상식에서 ‘기생충’은 작품·감독·각본·편집·미술·국제영화(외국어 영화)상 등 6개 부문에서 쟁쟁한 후보들과 겨루게 된다. 아카데미를 향한 관심이 뜨거워지면서 ‘기생충’과 경쟁하는 다른 후보작들에 대한 국내 관객들의 주목도도 어느 때보다 높다. 주요 후보작들 중 이미 국내 관객들과 만난 ‘조커’와 ‘포드 V 페라리’ ‘아이리시맨’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등 외에, 최근 개봉을 했거나 국내 상영을 앞둔 작품들을 중심으로 살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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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영예인 작품상 후보에 오른 작품 중 ‘1917’과 ‘조조래빗’은 아카데미가 전통적으로 선호하는 1·2차 세계대전을 소재로 한 작품이다. 최근 아카데미는 ‘그린북’, ‘문라이트’ 등 인종차별과 성소수자, 사회적 약자의 서사를 다룬 작품들에 관심을 보여 왔지만, 올해는 전통적 성향과 최근 트렌드를 반영한 작품들이 모두 후보에 올랐다는 점에서 수상작을 가늠하기 어렵다. ‘기생충’을 비롯해 ’조커’ ‘포드 V 페라리’ 등은 사회·경제적 불평등을 다룬 후보들이다.

영화 ‘1917’영화 ‘1917’




영화 ‘1917’영화 ‘1917’


영화 ‘1917’영화 ‘1917’


이 가운데 가장 주목되는 경쟁작은 골든글로브 드라마 부문에서 작품상을 수상한 ‘1917’이다. 독일군의 함정에 빠진 아군을 구하기 위해 적진을 뚫고 전쟁터 한복판에 뛰어드는 두 영국 병사가 하루 동안 겪은 사투를 그린 작품이다. 영화 전체가 한 장면으로 연결되는 ‘원 컨티뉴어스 숏’ 기법으로 촬영돼 관객들이 직접 전쟁을 겪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되는 것이 큰 매력이다. 전쟁의 한복판에 놓인 관객들로 하여금 전쟁이란 과연 누구를 위한, 무엇을 위한 것인지 스스로 질문하고 고민하게 만드는 수작이다. 국내에서는 오는 19일 개봉 예정이다.

영화 ‘조조 래빗’영화 ‘조조 래빗’


영화 ‘조조 래빗’영화 ‘조조 래빗’


5일 국내에 개봉한 ‘조조 래빗’은 독일의 2차 세계대전 패망 직전을 배경으로 펼쳐진다. 히틀러를 상상 속 친구로 둔 10살짜리 소년 조조는 나치를 추종해 독일 소년단에 들어가지만 토끼를 죽이라는 미션을 수행하지 못해 낙오하고 집으로 돌아온다. 하지만 히틀러를 추종하는 이 겁 많은 소년이 자신의 집에 숨어 살던 유대인 소녀 엘사를 만나면서 그의 확고했던 믿음과 세계관에 균열이 생긴다. 내적 갈등을 겪는 소년의 쓰라린 성장기가 디즈니 애니메이션 ‘모아나’의 각본을 쓴 타이카 와이티티 감독의 재치있는 연출을 거쳐 아름답게 탄생한 작품이다.

영화 ‘작은 아씨들’영화 ‘작은 아씨들’


영화 ‘작은 아씨들’영화 ‘작은 아씨들’


영화 ‘작은 아씨들’영화 ‘작은 아씨들’


‘작은 아씨들’은 이미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장르로 수 없이 제작됐던 동명의 소설이 원작이다. 그레타 거윅 감독은 배우가 되고 싶었던 첫째 메그, 작가가 되고 싶었던 둘째 조, 음악가가 되고 싶었던 셋째 베스, 화가가 되고 싶었던 막내 에이미와 네 자매를 우연히 알게 되고 인연을 쌓아가는 이웃집 소년의 이야기를 점점 커지고 있는 여성의 주체적인 시선과 목소리로 재해석했다. 영화는 가난한 남자와 결혼해 근근이 살아가는 메그, 화가가 되고 싶었지만 재능이 없음을 알고 좌절해 사랑하지도 않는 부자와 결혼하려는 막내, 글을 쓰며 살아가지만 자신의 이름을 걸고 책을 출판하지 못하는 조 등 자매의 현재 모습을 먼저 보여준 뒤 조의 회상을 통해 과거와 현재를 오간다. 감독은 네 자매로 대표되는 여성들의 꿈이 좌절되고 원하는 삶을 선택할 수 없었던 이유가 사회 구조였음을 강조한다. 12일 개봉 예정.


연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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