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중국 본토와 홍콩·대만 등 아시아 지역에서 의료용 장갑 주문이 급증하고 있다. 아크릴로니트릴 부타디엔(NB) 라텍스 장갑 글로벌 1위 업체인 말레이시아의 ‘톱 글로브’ 최고경영자(CEO)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평소보다 두 배 이상의 판매량을 보이고 있다”며 “현재 85%인 가동률을 100%까지 상향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올해 의료용 장갑 판매량이 기존 예상치인 10~15%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글로벌 NB라텍스 1위 업체인 금호석유(011780)화학의 매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금호석유화학은 지난해 말 울산고무공장의 NB라텍스 생산능력을 40만톤에서 55만톤으로 증설하는 작업을 완료했다. 기존 제품보다 물성안전성과 인장강도를 개선한 NB라텍스 신제품 ‘KNL 834’를 개발하기도 했다.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1인당 장갑 사용량이 미국은 200~250개인 반면 중국은 5~6개에 불과하다”며 “중장기적으로 중국이 의료규정을 강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NB라텍스 장갑의 성장 잠재력이 크다”고 분석했다.
마스크 소비량이 급증하면서 마스크 소재 생산량도 늘어나고 있다. 이의경 식약처장이 “마스크 제조업체가 24시간 공장을 가동해 하루 천만 개 이상의 마스크를 생산할 것”이라고 발표했지만 원자재가 부족해 생산이 빠듯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휴비스(079980)는 마스크용 폴리에스테르(PET) 단섬유 생산을 다음 달까지 매월 20% 증산하기로 했다. 휴비스의 마스크용 PET는 3월 생산분까지 공급 계약이 완료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부직포 소재인 폴리프로필렌(PP) 스펀본드를 제조하는 도레이첨단소재도 마스크 소재용 생산량을 늘리고 있다.
다만 이들 기업에서 마스크용 부직포가 차지하는 비중이 적어 전체 매출에 끼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휴비스의 단섬유 제품은 대부분 자동차·건축 등 산업용으로 쓰인다. 도레이첨단소재 또한 PP 스펀본드의 98%를 산업용·의류용으로 생산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마스크가 많이 생산된다고 해서 다른 용도의 제품 생산을 마스크용으로 돌릴 정도는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