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단독]與, 김동연에 "충청 선대위원장 맡아달라"

충북 출신·文정부 초대 부총리 지내

민주당 "총선서 힘 실어달라" 요청

한국당도 주요보직 제시하며 러브콜

金, 묵묵부답...현재로서는 선 그어

김동연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더불어민주당이 김동연(사진)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오는 4월 총선에서 충청 지역 선거대책위원장 역할을 맡아달라고 요청했다. 아울러 야당과 신설 정당에서도 김 전 부총리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김 전 부총리는 사실상 출마 의사를 접은 것으로 전해졌다.

5일 국회와 기재부에 따르면 민주당 최고위층 관계자는 최근 모처에서 김 전 부총리와 만나 총선에서 전략 지역에 출마해 충청권에 힘을 실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부총리는 문재인 정부 초대 경제부총리인데다 충북 음성 출신이어서 전략적 영입을 위한 최적임자로 평가된다. 익명의 한 관계자는 “여권 내 핵심관계자들이 계속 연락을 하고 강권하는데도 묵묵부답”이라고 전했다.


민주당은 현재 대구·경북(TK) 김부겸, 강원 이광재, 부산·울산·경남(PK) 김두관·김영춘 등 잠룡급 인사들을 지역거점에 포진시키고 있지만 충청 지역은 마땅한 인물이 없어 고민하고 있다. 당의 한 고위관계자는 “지난 총선에서는 충남과 충북 지역구 중 민주당이 10석, 한국당이 9석을 얻어 팽팽한 구도가 형성됐는데 이번엔 당내에서 위험하다는 인식이 공유될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다”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충청권 지역구는 충남 11, 충북8, 대전7, 세종1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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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전 부총리를 잡기 위한 영입 시도는 야당에서도 활발하다. 한국당의 최고위층 관계자도 최근 주요 보직을 제시하며 김 전 부총리와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부총리 시절부터 폭넓은 관계를 유지해온 덕에 밀려드는 여야 고위층과의 만남을 피하지는 못하고 있다. 여야를 불문하고 러브콜이 쇄도하는 것에 대해 김 전 부총리의 한 지인은 “아직 결론을 내리지는 않았지만 선거에 나가지 않을 가능성이 99%”라고 말했다. ‘세종시 출마설’ 같은 얘기는 더더욱 터무니없다는 것이다. 그는 2018년 12월 퇴임한 후 미국 미시간대에서 초빙교수로 활동한 뒤 지난해 말 귀국했다. 한국에 돌아와서는 ‘유쾌한 반란’이라는 이름의 비영리법인을 설립하고 대외 강연에 주력하고 있다.

그는 강연과 언론 인터뷰를 통해 “기득권을 내려놓고 남이 가보지 않은 길을 찾아가겠다”고 밝혀왔다. 사회적 이동성(소셜 모빌리티) 확대를 통한 사회발전과 함께 아래에서 일어나는 실질적 혁신으로 현장에서 실천할 수 있는 어젠다를 만드는 데 힘을 쏟겠다는 취지다. 김 전 부총리는 이분화된 정치권, 갈등 극대화로 발생하는 사회적 마찰과 비용을 바로잡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판의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그는 여의도의 ‘정치 구애’에 대해 확실한 답변을 유보한 채 현재로서는 선을 긋고 있다. 개인 성찰에 대한 시간도 길어지고 있다. 한 지인은 “기존 정치 틀에서 본인이 어떤 정치적 가치를 만들어낼지에 대한 고민”이라며 “1~2주 안에는 확실한 방향성을 보일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측근은 “출마하시라는 권유를 해봤지만 본인이 손사래를 치는데 그 이유는 나중에 얘기하겠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세종=황정원기자 하정연기자 garden@sedaily.com

황정원·하정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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