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KOTRA, ‘해외 지역혁신 성공사례와 시사점' 보고서 발간

규제 풀자 시골 마을이 인기관광지로 탈바꿈






KOTRA는 ‘해외 지역혁신 성공사례와 시사점’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6일 밝혔다. 이번 보고서에서 독일·일본의 지역혁신 성공사례 9개를 분석해 벤치마킹 모델로 제시했다.


먼저 일본 효고현 야부시는 인구 감소가 가파르게 진행되면서 65세 이상 고령자 비율이 인구의 40%에 달했다. 농업에 의존하던 전형적인 시골 마을은 새로운 산업이 필요했고 오랫동안 방치된 빈집을 고택 숙박시설로 활용하자는 아이디어가 제시됐다. 하지만 24시간 프런트를 설치해 숙박시설을 운영해야 한다는 규제가 발목을 잡았다.

야부시 정부는 특정 지역의 규제를 완화해주는 국가전략특구에 지원했고 지난 2014년 3월 지자체로는 유일하게 선정됐다. 국가전략특구는 특정 지역·분야를 지정해 규제를 집중 완화하면서 해당지역 산업을 육성하는 프로그램이다. 일본은 10개 국가전략특구를 운영 중이다. 야부시에 특례가 적용되면서 고택을 숙박시설로 활용하는 사업은 탄력을 받았다. 숙박자 수는 2015년 764명에서 2018년 3,443명으로 4배 이상 늘었다.


일본 효고현 도요오카시는 4대 가방 생산지로 전통과 역사가 깊다. 하지만 대형 가방브랜드가 생산 거점을 중국·동남아로 이전하면서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출하액이 1991년 277억엔에서 2000년에는 100억엔으로 급감했다. 자구책 마련에 고심하던 효고현 가방공업조합은 일본 정부의 ‘재팬 브랜드 육성 지원사업’의 문을 두드렸다. 예산을 지원받아 2006년에 지역 공동브랜드로 ‘도요오카 가방’을 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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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오카시와 상공회의소도 지원에 나섰다. 공동출자를 통해 ‘도요오카 지역형성 주식회사’를 설립하고 이름 뿐이던 가방스트리트의 점포도 정비했다. ‘도요오카 가방’ 전시·판매시설과 함께 상품 개발·디자인 전문 인력양성소인 가방 장인학교도 설립했다. 외지인 수료자 70% 이상은 취업 후 현지에 정착하면서 지역경제에 보탬이 되고 있다. ‘도요오카 가방’은 2018년 1억엔 매출을 달성하며 가파르게 성장했다.

유럽 최대 광산업 중심지 독일 루르 지역에 소재한 촐페어아인 탄광은 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탄광으로 이름을 날렸다. 하지만 1960년 이후 석탄·철강 산업은 위기를 맞았고 결국 1986년 탄광이 폐쇄됐다.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주정부는 방치로 오염된 채 흉물로 전락한 탄광을 안타깝게 여겨 소유주로부터 촐페어아인을 매입한다. 에센시 정부와 주정부 주도로 촐페어아인 재단이 설립됐고 체계적 보존 작업에 돌입했다. 마침내 2001년에는 ‘변환을 통한 보전’ 원칙 아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재단은 유네스코, 건축가, 유적전문가, 자연보호론자들과 긴밀하게 협의해 산업유산을 보존하면서도 지역 특성이 반영되도록 8개년 마스터플랜을 수립했다. 세계적인 건축가의 참여로 탄광의 갱도 빌딩은 루르 박물관으로, 보일러실은 전세계 디자인의 본거지인 ‘레드 닷 디자인 박물관’으로 탈바꿈했다. 이제는 연평균 방문객이 150만명을 넘을 만큼 확실한 관광명소이자 이벤트 장소로 자리잡았다.

손수득 KOTRA 경제통상협력본부장은 “해외 사례를 분석해보면 지역이 주도권을 갖고 보존·개발의 균형점을 찾아 지역 고유 정체성을 살려나가야 혁신에 성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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