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066570)가 프리미엄폰인 G·V 시리즈를 각각 국내와 해외로 나눠 출시하기로 결정하면서 새로운 승부수가 어떤 결과를 불러 일으킬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LG전자는 최근 거의 반년에 한 번씩 G·V 시리즈의 정체성을 바꿔가며 실적 반전을 모색하고 있다. 다만 너무 자주 바뀌다보니 두 시리즈의 차이점이 오히려 헷갈린다는 지적도 나온다.
6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올해 상반기 해외에 출시할 프리미엄폰으로 V60 씽큐(ThinQ)를, 국내에 출시할 매스 프리미엄폰으로 G9 씽큐를 준비 중이다. 당초 오는 24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MWC 2020에서 공개할 예정이었지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우려가 커지면서 국가별 상황에 맞춰 개별 공개하기로 방침을 바꿨다.
LG전자는 지난달 30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북미와 유럽은 5G 서비스가 시작돼 프리미엄 제품의 공격적 마케팅이 전개될 것”이라며 “(국내에선) 더 많은 고객들이 쉽게 접근 가능하도록 새 디자인을 적용하면서 합리적 가격을 갖춘 5G 제품을 선보여 매출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V60·G9 씽큐 모두 듀얼스크린이 적용되지만 해외 출시되는 V60 씽큐는 퀄컴의 최상위 제품군인 스냅드래곤865가, 국내 출시되는 G9씽큐는 그 아래 단계인 스냅드래곤 7시리즈가 탑재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해외는 V 시리즈, 국내는 G 시리즈로 나눠 출시하는 전략은 불과 4개월 전인 지난해 10월과는 정반대되는 상황이다. LG전자는 지난해 하반기 V50S 씽큐(5G)는 국내만, G8X 씽큐(LTE)는 해외에서만 출시했다.
G와 V시리즈의 정체성이 달라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8년 5월엔 기자간담회를 통해 G 시리즈는 LCD(액정표시장치)를, V 시리즈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를 적용해 차별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 후 지난해 2월엔 G 시리즈는 LTE(롱텀에볼루션) 특화폰으로, V 시리즈는 5G폰으로 이원하기로 방침이 바뀌었다. 듀얼스크린 역시 V 시리즈에만 적용되다 앞으로는 G 시리즈에도 탑재된다.
업계에선 영업손실을 하루 빨리 털어내야 하는 LG전자로선 시장 변화에 따라 유연하게 맞춤형 전략을 내놓을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5G 초기 단계엔 V는 5G, G는 LTE로 이분화해 시장을 살피는게 더 안정적이고 올해처럼 5G가 확대되니 G·V 모두 5G로 출시하는 것이 유리한 선택일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일반 플래그십폰 갤럭시 S △S펜·대화면 갤럭시 노트 △폴더블폰으로 각각의 특징이 분명한 삼성전자(005930)와 달리 G·V 시리즈만의 정체성이 모호하다는 점은 꾸준히 지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