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체의 역사 읽기(안드레아스 뵌 외 1인 지음, 문학동네 펴냄)=동굴벽화부터 가상현실까지 매체의 역사를 정리했다. 로만 야콥슨의 의사소통 이론, 페르디낭 드 소쉬르와 찰스 샌더스 퍼스의 기호이론 등 매체 개념을 설명하고, 언어를 기반으로 한 매체들의 발전과정을 살펴본다. 이어 사진, 영화, 텔레비전 그리고 멀티미디어와 하이퍼미디어 순서로 현대 기술 매체의 발전을 고찰한 뒤 마지막으로 매체와 폭력의 관계 등 최근 학술연구를 소개한다. 2만원.
■시일야방성대학(고광률 지음, 나무옆의자 펴냄)=한국 사회 최고 기득권층 중 하나인 교수사회를 고발한 소설이다. 일광학원 재단의 일광대학교는 교육부에서 부실 판정을 받고 재정지원이 끊길 위기에 놓인다. 재단 설립자의 외아들인 2대 총장은 학생들로부터 사퇴 압력을 받는다. 대학의 부정 회계 문서를 보유한 1대 총장 주시열과 교직원 공민구도 사건과 얽히며 대학은 그동안 외부에 숨겨왔던 교수 간 권력 투쟁, 재단 비리 등을 드러낸다. 1만4,000원.
■상속(장폴 뒤부아 지음, 밝은세상 펴냄)=가족들이 스스로 생을 마감하고 홀로 남게 된 폴 카트라칼리스의 이야기를 그린 소설이다. 스탈린 주치의였던 할아버지, 부부 같은 관계를 유지하던 어머니와 외삼촌은 삶을 견딜 수 없다며 연이어 목숨을 끊는다. 폴은 이런 가문의 유전자에서 벗어나고 싶다며 펠로타 선수가 되어 떠난다. 하지만 아버지마저 건물 옥상에서 뛰어내리고 결국 고향으로 돌아온 그는 부친의 유산에서 가족의 비밀을 발견한다. 1만5,000원.
■민감한 사람을 위한 감정 수업(캐린 홀 지음, 빌리버튼 펴냄)=임상심리사가 감정에 휘둘리지 않는 방법을 소개한다. 저자는 예민한 사람은 감정에 따라 행동하는 유형과 감정을 차단해 회피하는 유형으로 분류되지만, 두 유형 모두 감정을 다스리는 기술이 부족한 것이라 말한다. 수면, 규칙적인 운동, 정리정돈 같은 생활수칙부터 판단하는 습관, 감정 신호 등 정신적인 부분까지 감정을 다스리기 위한 8단계 훈련법을 두루 소개한다. 1만6,000원.
■살갗 아래(토마스 린치 외 14명 지음, 아날로그 펴냄)=영국 작가 15명이 피부, 눈, 코, 폐, 심장, 감상선 등 몸속 기관에 관해 쓴 수필을 모았다.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으로 부모님을 잃은 카요 칭고니는 피를 “내 몸에 흐르던 붉디붉은 수치심’”이라 표현하며 크론병을 앓는 윌리엄 파인스는 대장을 자동차 팬벨트처럼 “무언가 잘못돼야 생각나는 것”이라 소개한다. 각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쓴 신체에 대해 읽다 보면 스스로의 몸도 돌아보게 된다. 1만4,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