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농구(NBA)의 ‘전설’ 코비 브라이언트의 헬기 추락 사고가 당초 원인으로 지목됐던 엔진 결함이 아니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인 미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는 7일(현지시간) 초기 보고를 통해 사고 현장에서 엔진 고장의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NTSB는 사고 현장의 잔해에서 발견된 헬기의 두 엔진 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을 조사한 결과 통제 불가능하거나 중대한 내부적 고장의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 지난달 26일 사고 당시 헬기는 시속 184마일(약 296㎞)로 비행하고 있었으며 충돌 이후 분당 4,000피트(약 1,200m)가 넘는 속도로 추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헬기는 충돌 직후 발생한 화재로 대부분이 파괴됐으며, 충돌 지점인 캘리포니아주 칼라바사스 인근 언덕에는 땅이 2피트(약 61cm)가량 파인 것으로 조사됐다.
사고 헬기의 조종사였던 아라 조바얀은 충돌 전 로스앤젤레스 북쪽의 버뱅크 공항과 반누이스 공항 사이 관제지대를 통과하기 위한 특별 허가를 요청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지역은 통상 구름이 낮고 시야가 잘 확보되지 않아 계기에 의존해 운항하는 비행기만 통과하도록 제한된다.
보고서는 조바얀이 충돌 직전 헬기를 구름 위로 띄우기 위해 4,000피트(약 1,220m) 고도까지 오르려 하고 있다고 관제소에 전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후 헬기는 약 1,500피트(약 457m) 고도까지 올라 좌회전했는데, 약 8초 후 추락했다는 설명이다.
이번 사고로 브라이언트와 13살인 둘째 딸 지안나를 포함한 탑승자 9명 전원이 사망했다. 이들은 브라이언트가 캘리포니아 사우전드 오크스에 세운 맘바스포츠 아카데미에서 열린 농구 경기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던 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