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금융가

"'현지화+우리銀 DNA'로 톱5 도약할 것"

[신남방 진격하는 K금융]

■정운형 印尼 우리소다라銀 상무

인구 절반만 계좌…잠재수요 많아

140곳 이상 네트워크 확장해 대응

신용평가 구축해 여신업무 강화

디지털로 금융문턱 낮추기도 앞장

정운형 우리소다라은행 상무정운형 우리소다라은행 상무



“우리소다라은행이 인도네시아 톱5 은행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현지화를 넘어 사업 다각화가 필수입니다.”

우리소다라은행 본사가 입점한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남부 트레저타워. 최근 이곳에서 만난 정운형 우리소다라은행 상무는 인터뷰 내내 은행 본연의 업무를 넘어선 사업 다각화를 강조했다. 우리소다라은행은 우리은행이 지난 2014년 12월 국내 최초로 인도네시아 상장은행인 소다라은행을 인수해 출범했다. 합병 후 인도네시아에서 업계 40위권에 진입했고 앞으로 5위권 도약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드물게 현지화에 성공한 대표적인 외국계 은행이라는 평가를 받지만 인도네시아 금융당국으로부터 합병 승인을 얻기까지 우여곡절이 상당했다. 자국 금융산업 보호 차원에서 합병 승인을 내주는 데 인색한 인도네시아 금융당국은 우리은행과 소다라은행 간 주주매매계약(SPA) 이후에도 1년 이상 합병 승인을 내주지 않았다. 물꼬를 틀 수 있었던 것은 소다라은행을 ‘우리소다라’로 간판만 바꾸는 게 아니라 인도네시아 금융에 우리은행의 DNA를 이식한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면서였다.


정 상무는 “금융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지만 이를 감당할 현지 금융사가 거의 없다”며 “인도네시아 전역에 걸쳐 120여개 점포망을 보유했던 소다라은행의 네트워크를 발판으로 현재는 140곳 이상의 네트워크로 확정했고 신용정보와 투자은행(IB) 업무 등 선진 금융 서비스까지 저변을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합병 직후에는 제도와 상품·규정 등 영업력 통합을 중심에 두고 현지화 전략을 구사했다. 경쟁 은행보다 뒤늦은 측면이 있었지만 합병과 현지화를 통해 빠르게 경쟁력을 확보했다. 정 상무는 “연금대출 영업의 강자였던 옛 소다라은행은 자바섬 전역에 점포망을 갖췄지만 오히려 수도인 자카르타 인근 영업망은 열세를 보였다”며 “합병 이후 자카르타를 중심으로 10개 이상의 점포를 늘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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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소다라은행은 올해부터 개인신용평가 모델 구축에 들어간다. 정 상무는 “여신업무 강화 등 사업 다각화를 위해 신용평가 모델 구축은 필수”라며 “인도네시아 금융감독청(OJK)에서도 신용평가 모델 구축을 권장해 연내 신용평가 모델을 활용한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네시아의 금융 문맹률은 70%에 달한다. 은행 계좌가 없는 국민이 전체의 절반을 넘어 채무상환 이력과 현재 부채 수준 등을 파악해 신용평가 모델을 구축하는 데는 어려움이 클 수밖에 없다. 우리소다라은행이 디지털뱅킹을 통한 금융 문턱 낮추기에 주력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2017년 10월 모바일뱅킹 사업 인가를 받고 모바일 전용 애플리케이션 ‘뱅크우리소다라’를 내놓았다. 비대면 정기예금 가입, 계좌조회, 공과금 수납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태블릿PC를 이용한 ‘고객 찾아가기’ 영업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은행 직원이 오토바이를 타고 고객을 찾아 태플릿PC로 상품 가입을 도와주는 식이다.

인도네시아는 금융 불모지로 통하지만 그만큼 국내 은행들에는 기회의 땅이다. 정 상무는 “인구의 절반만 은행 계좌를 가졌는데 인도네시아 인구의 절반이 6,000만명”이라며 “금융에 갈증을 느끼는 인구가 한국 국민보다 많은 ‘금맥’ 같은 곳”이라고 강조했다.
/자카르타=송종호기자 joist1894@sedaily.com

송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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